삼성특검 이재용 전무 28일 소환
2008.02.27 22:01
수정 : 2014.11.07 12:06기사원문
삼성그룹 비자금 사건 등을 수사 중인 삼성특검팀은 28일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전무를 오전 9시 한남동 특검사무실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정석 특검보는 “이 전무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며 “기존에 제기됐던 의혹들 전반에 대해 조사를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이 전무를 상대로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와 삼성그룹의 비자금을 사용했지는지 여부를 집중 캐묻는다는 방침이다.
앞서 김용철 변호사는 이재용 전무로부터 “집에 ‘행복한 눈물이 걸려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또 특검팀은 삼성그룹 의혹의 발단이 됐던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신부 4명을 불러 참고인 조사하려 했으나 사제단측의 거부로 무산됐다.
이날 전종훈, 김인국, 김영식, 김진화 신부 등 사제단측 4명은 서울 한남동 특검 기자실을 방문, “조 특검이 신부들에게 참고인 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사제단에 대한 무례”라고 주장했다.
김인국 신부는 “김영희 변호사와 제갈복성 특검보간 전화통화를 통해 특검과 면담을 하기로 했으나 갑자기 참고인 조사를 하겠다고 해 특검 면담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참고인 조사를 하기 위해서는 정식 소환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특검 면담과는 전혀 무관한 일인 데도 일방적, 독단적으로 참고인 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면담 취지에 반하고 사제단에 대한 무례”라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특검은 전문 수사기관이 아닌 만큼 1차 수사기한인 60일이 지난 후 전문 수사기관인 검찰에 수사를 넘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특검팀은 이날 사제단 대표인 전종훈 신부 등 4명을 불러 삼성 의혹 전반에 관한 의견 및 사제단측이 파악하고 있는 내용 등을 청취할 방침이라고 밝혔었다.
특검팀은 “조사 필요성이 있다고 봐서 부르는 것”이라며 “김용철 변호사의 인터뷰 등 전반적인 사항이 (사제단과) 관련돼 있고 그분들이 직접 경험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수사에 참고가 될 수도 있으니까 부르는 것으로 필요하면 참고인 진술조서도 작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김 변호사와 사제단은 지난해 10월 29일 삼성의 50억원 비자금 차명계좌 등 의혹에 대한 1차 기자회견을 가진 뒤 이어 지난해 11월 5일 2차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윤정석 특검보는 “전달 과정에서 취지가 잘못 전달돼 면담이 성사되지 못했다”며 “특검이 사제단에 직접 전화를 걸어 본의가 잘못 전달된 것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특검팀은 에버랜드가 전환사채를 발행한 지난 96년 그룹 비서실장이던 현 전 회장을 상대로 전환사채 배정 과정에 그룹 차원의 공모 여부 및 이건희 회장 등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다.
/yccho@fnnews.com조용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