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특검-사제단 ‘충돌’

      2008.02.27 22:13   수정 : 2014.11.07 12:06기사원문
김용철 변호사와 함께 삼성 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조준웅 특검팀의 수사 태도를 문제 삼아 거세게 비난하고 나서 특검팀과 갈등을 빚고 있다.

특검팀은 27일 이번 의혹의 발단이 됐던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신부 4명을 불러 참고인 조사하려 했으나 사제단 측의 거부로 무산됐다.

이날 전종훈, 김인국, 김영식, 김진화 신부 등 사제단측 4명은 서울 한남동 특검 기자실을 방문, "조 특검이 신부들에게 참고인 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사제단에 대한 무례"라고 주장했다.

김인국 신부는 "김영희 변호사와 제갈복성 특검보 간 전화통화를 통해 특검과 면담을 하기로 했으나 갑자기 참고인 조사를 하겠다고 해 특검 면담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참고인 조사를 하기 위해서는 정식 소환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특검 면담과는 전혀 무관한 일인데도 일방적, 독단적으로 참고인 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면담 취지에 반하고 사제단에 대한 무례"라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특검은 전문 수사기관이 아닌 만큼 1차 수사 기한인 60일이 지난 후 전문 수사기관인 검찰에 수사를 넘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특검팀은 이날 사제단 대표인 전종훈 신부 등 4명을 불러 삼성 의혹 전반에 관한 의견 및 사제단 측이 파악하고 있는 내용 등을 청취할 방침이라고 밝혔었다.

특검팀은 "조사 필요성이 있다고 봐서 부르는 것"이라며 "김용철 변호사의 인터뷰 등 전반적인 사항이 (사제단과) 관련돼 있고 그분들이 직접 경험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수사에 참고가 될 수도 있으니까 부르는 것으로 필요하면 참고인 진술조서도 작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김 변호사와 사제단은 지난해 10월 29일 삼성의 50억원 비자금 차명계좌 등 의혹에 대한 1차 기자회견을 가진 뒤 이어 지난해 11월 5일 2차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윤정석 특검보는 "전달 과정에서 취지가 잘못 전달돼 면담이 성사되지 못했다"며 "특검이 사제단에 직접 전화를 걸어 본의가 잘못 전달된 것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특검팀은 에버랜드가 전환사채를 발행한 지난 96년 그룹 비서실장이던 현 전 회장을 상대로 전환사채 배정 과정에 그룹 차원의 공모 여부 및 이건희 회장 등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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