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21세기 지하철 1호선 내년 하반기 선봬

      2008.03.13 08:53   수정 : 2014.11.07 10:56기사원문

국보 1호 숭례문이 불에 타 사라지던 지난달 10일, 극단 학전의 김민기 대표는 중대한 결심을 했다.

15년째 관객을 끌고 있는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쉬기로 한 거다. 그 대신 21세기에 맞는 새로운 버전을 내년 하반기에 무대에 올리기로 했다. 김대표는 지난 12일 대학로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지하철 1호선’은 20세기말 한국의 모습을 담은 기록물로 남기기 위해 일부러 1998년이란 시대적 배경으로 공연을 이어왔습니다. 하지만 숭례문 화재를 본 뒤엔 과거는 과거로 남기되 21세기를 한국을 그려낼 새로운 ‘지하철 1호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1994년에 첫선을 보인 ‘지하철 1호선’은 독일 그립스 극단의 작품을 들여와 한국에 맞게 바꾼 것이다. 주인공은 연변처녀지만 실직가장, 창녀, 가출소녀, 자해범, 잡상인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들이 비중있게 등장해 우리의 현실을 일깨워 주는 게 특징이다.
이같은 내용에 원작자인 폴커 루드비히조차 창작으로 인정해 2000년부터는 저작권료를 받지 않고 있다.


김대표는 “‘21세기 지하철 1호선’ 준비를 위해서 지금 공연중인 20세기 버전을 연말까지만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1월에는 ‘지하철 1호선’이 배출한 유명 배우들로 ‘굿바이팀’을 구성해 4000회까지 공연한다는 계획도 잡았다.
그는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관객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며 “형식도 꼭 뮤지컬로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wild@fnnews.com박하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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