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끈지끈...감기인가? ‘말라리아 주의보’

      2008.07.21 22:26   수정 : 2014.11.06 10:45기사원문


해외여행객이나 비무장지대(DMZ) 근무 군인들에게서 주로 발생하던 말라리아가 최근 아파트 밀집지역인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서까지 발생하고 있다. 21일 현재 국내에서 발생한 ‘삼일열 말라리아’ 환자만 338명.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강원·경기·인천의 22개 시·군·구를 ‘말라리아 위험지역’으로 분류했다.

문제는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말라리아가 독감 증세와 비슷하기 때문에 자칫 병을 키울 수 있다는 점. 하지만 단순히 모기에 물린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말라리아는 세계 102개국에서 매년 2억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고 이 중 100만∼200만명이 사망하는 사망률이 높은 전염병이다.

■말라리아, 고열·오한 증상

말라리아에 감염되면 두통, 피로감, 미열로 시작해 오한과 고열이 발생하므로 감기로 오인하기 쉽다.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에서 잘 걸리는 삼일열 말라리아는 해외여행 시 자주 걸리는 ‘사일열 말라리아’보다 위험하지 않다.

삼일열 말라리아의 특징은 48시간 후 오한, 고열, 발한이 순서대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후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멀쩡해진다.
그 다음 48시간 후에는 또다시 열이 나고 땀이 나는 증상이 반복된다. 이 때문에 그냥 동네 병원에 가서 열이 난다고 말한 후 해열제를 복용한다면 열이 떨어지므로 진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 질환을 진단하려면 피검사로 말라리아 원충을 확인해야 한다.

또 말라리아는 모기에 물린 후 잠복기를 거치기 때문에 여름이 아닌 다른 계절에도 발병할 수 있다. 보통 말라리아 원충은 혈액을 돌아다니다 간에 숨어 있게 된다. 이후 체력이 떨어지거나 피곤하면 발병하는 것이다. 최대 잠복기는 2년이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경우 제대한 후 말라리아가 발병하기도 한다.

■말라리아 지역이라면 모기 조심

말라리아에 걸리지 않으려면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말라리아를 퍼뜨리는 모기는 주로 저녁부터 새벽 사이의 밤 시간에 활동한다. 따라서 이 시간대에는 가급적 외부로 나가는 것을 삼가고 방충망이나 모기장이 쳐진 실내에 있는 것이 좋다. 자기 전에 모기약을 뿌리거나 모기향, 모기 매트 등을 피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모기는 냄새에 민감하므로 목욕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고 향수 등은 바르지 않는 것이 좋다.

옷은 가급적 밝은 색에 두껍고 몸에 딱 붙지 않는 것이 좋다. 외출 시 외부에 노출되는 피부에 곤충기피제를 바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밤에 잘 때는 모기장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모기는 특히 저녁과 새벽 사이에 사람을 물기 때문에 이 시간에는 모기장이나 방충망 안에 있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해외여행을 갈 때는 말라리아 예방약을 복용해야 한다. 약은 여행 1주일 전에 복용한 후 매주, 여행 후 4주까지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말라리아 발생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매주 약을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증상이 생기면 바로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어떻게 치료하나

일단 고열이 나고 말라리아가 의심되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주로 약물로 치료하는데 2주간 약을 먹으면 대부분 치료된다. 대부분의 환자는 경구약제로 치료하고 구토가 있거나 증상이 심하면 주사제로 치료한다.

해외여행에서 걸린 사일열 말라리아는 원충에 의해 감염된 적혈구가 15% 이상이면 무조건 교환수혈을 해야 한다.
또 소변량이 줄고 고칼륨혈증 또는 폐부종이 생긴 경우에도 교환수혈을 한다.

고대안암병원 감염내과 박윤선 교수는 “말라리아를 전염시키는 모기는 주로 고인 물에서 발생하므로 강원, 경기 지역 주민은 장마가 끝날 시점부터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고열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도움말 고대안암병원 감염내과 박윤선 교수,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백경란 교수>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사진설명=말라리아에 걸리지 않기 위해선 밤에 잘 때 모기장을 치고 자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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