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수 증시 살렸다
2008.07.24 18:10
수정 : 2014.11.06 09:49기사원문
국내 증시가 단숨에 1620선까지 회복했다. 외국인들이 이날 한 달여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서긴 했지만 최근 급반등의 주역은 프로그램 매매다.
24일 코스피 시장에서 프로그램 매매는 6799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 물량이 유입되면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34.38포인트(2.16%)나 오른 1626.14에 장을 마쳤다.
주초에 7000억원이 유입된 것을 비롯해 이번 주 들어서만 프로그램 매매에서 총 1조8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면서 코스피 지수는 120포인트 가까이 급반등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주식현물 시장에 비해 선물시장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유지하면서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선물시장이 강세를 보인다는 것은 향후 장세를 밝게 보는 것으로도 볼 수 있어 당분간 반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물시장 강세가 이유
프로그램 차익거래는 선물과 현물간의 가격차를 이용해 차익을 얻는 것이다. 매수차익거래라면 비싼 선물을 파는 대신 상대적으로 싼 현물을 사는 것이다.
현물시장은 외국인들이 33일 연속 매도공세를 펼치며 1500선까지 하락했던 반면 선물시장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들도 선물시장에서는 매수와 매도를 반복한 것을 비롯해 기관, 개인 할 것 없이 선물을 매수하면서 강세장이 연출됐다. 현물을 사들이는 매수차익거래에 최적의 환경이 조성되면서 연일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됐던 것이다.
따라서 당초 시장에서는 현물시장이 반등하면 선물과 현물의 가격차가 좁혀질 것으로 봤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이날도 선·현물 가격차인 베이시스는 장중 초강세라고 할 수 있는 2.5 이상을 줄곧 유지하다 2.96에 장을 마감했다.
유진투자증권 박문서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저점대비 120포인트가량 반등했지만 아직도 선물을 매수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며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남아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상 최대 매수차익잔고 부담될까
연일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덕에 지수는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유입된 만큼 사상 최대치로 쌓여버린 매수차익잔고다.
전일 기준으로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향후 되팔 물량을 의미하는 매수차익잔고는 7조8107억원. 이날 차익거래로만 4000억원에 가까운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볼 때 매수차익잔고는 사상 최초로 8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허수 물량을 제외한다고 해도 4조원가량은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대기’상태다.
전문가들은 최대치로 쌓인 매수차익잔고가 수급 부담 요인이긴 하지만 크게 우려하지는 않아도 될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이날 외국인들이 매수 우위로 돌아서면서 전망을 더 밝게 했다.
현대증권 문주현 연구원은 “지수가 반등할수록 베이시스가 하락하면서 매수차익잔고는 청산되겠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라는 수급적 선순환 구조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hug@fnnews.com 안상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