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의 방어 능력’ 혈액 진단에 쓴다
2008.09.09 21:48
수정 : 2014.11.06 01:40기사원문
국내 연구진이 개미 등 무척추동물들이 스스로를 방어하는 데 사용하는 물질 중 하나인 ‘멜라닌(melanin)’ 합성에 관여하는 새 단백질들을 발견하고 그 작용 원리를 알아냈다. 앞으로 새로운 감염 진단 키트 개발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부산대 약대 이복률 교수팀은 무척추동물 체내에서 새로 발견한 ‘세린프로테아제(효소)’의 일종인 ‘SPH1’와 ‘SPE’가 멜라닌 합성과정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무척추동물은 외부에서 병원균이 침입하면 곧바로 이를 인식해 병원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멜라닌을 합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어떤 단백질이 병원균 인식을 담당하는지, 신호는 어떻게 증폭하는지, 그리고 멜라닌은 어떻게 생성되고 어떤 기능을 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곤충에 존재하는 새로운 멜라닌 합성 조절 인자를 찾아내고 이들이 어떻게 멜라닌 합성을 조절해 생체 방어 임무를 수행하는지를 찾아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멜라닌 합성은 새로 발견된 두 종류의 단백질 효소인 ‘SPH1’과 ‘SPE’에 의해 조절된다. SPE에 의해 활성화된 SPH1과 페놀오시다제(PO)의 복합체가 멜라닌 합성을 주도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 SPH1-PO 복합체가 멜라닌을 합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를 이용해 강력한 살균작용을 한다는 새로운 사실도 밝혔다.
이 교수는 “이 결과는 혈액제의 감염 여부를 간단히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미생물 감염 진단제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교수팀은 지난 2006년 유한양행에 감염진단 키트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이전하고 현재 공동 개발 중이다. 이번 결과는 오는 12일 미국 생화학 분자생물학회지 표지논문으로 게재될 예정이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용어
멜라닌=구더기 같은 무척추동물들이 프로페놀옥시다제라는 효소로부터 합성하는 물질로 박테리아나 곰팡이 증식 억제와 살균 등 생체방어 기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