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28일 9시)CNN 방송 배경, 온라인 불법도박 천억원대 수익
2008.09.26 11:28
수정 : 2014.11.05 12:57기사원문
온라인 상에 불법 도박장을 개설, 사기도박 오해를 피하기 위해 CNN 방송을 게임 진행 배경으로 잡는 수법으로 수만명으로부터 1000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이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 김주선)는 28일 인터넷 상에서 카드게임인 ‘바카라’를 생중계하면서 사이트 접속자들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1000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등)로 도박장 총괄 이모씨(35)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필리핀으로 달아난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해 2월부터 2008년 8월까지 필리핀 마카티시(市)에 있는 인터넷 바카라 게임 생중계 업체 M사와 계약을 체결, 인터넷을 통해 게임에 참가한 수만명에게 1000원당 1달러의 비율로 게임머니를 제공하고 20% 상당의 수수료를 수익금으로 챙긴 혐의다.
이씨 등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사무실을 빌려 카지노용 테이블 3대와 방송장비를 갖추고 필리핀인 딜러 30명을 고용, 카드 게임을 진행했으며 영업력 극대화를 위해 본사와 영업사이트를 분화하고 별도 영업망까지 갖춘 것으로 밝혀졌다. 수익금은 본사 50%, 영업 사이트 15%, 영업파트너 35% 비율로 나눠 지급됐다.
이씨는 이 돈으로 고급 외제 승용차 구입과 부산 해운대의 고급 아파트를 구입하는 데 사용했고 한국에 있는 부모에게도 일부를 계좌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바카라’는 플레이어(player)와 뱅커(banker)에게 2장씩의 카드를 나눠준 뒤 각 카드의 숫자를 합한 수의 끝자리가 9에 가까운 쪽이 이기게 되는 게임으로, 이기면 플레이어에게 건 사람은 건 만큼의 돈을, 뱅커에게 돈을 건 사람은 건 돈의 95%를 받는 게임이다.
이씨는 검찰 조사에서 수익금 가운데 45%(450억원)를 동업자 필리핀인에게 제공했다고 진술, 검찰은 진위를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들이 범죄수익으로 벌어들인 현금 15억7000만원과 포르쉐 카이엔 등 외제 고급승용차 6대(시가 8억5000만원) 등 123억2000만원 상당을 몰수 보전하고 법원 선고를 거쳐 전액 국고 환수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은 참가자들이 사기도박으로 오해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실시간 뉴스채널인 CNN 방송을 게임 진행 배경으로 잡는 치밀함까지 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일본, 태국, 푸켓 등에 서버를 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포카와 바둑이 도박장을 열어 딜러비 명목으로 800억원 상당의 이익을 챙긴 윤모씨(40)를 구속기소하고 말레이시아로 달아난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로부터 범죄 수익으로 취득한 서울 종로구 관훈동 부지 677.3㎡(공시지가 117억원)상당의 토지를 몰수보전했다.
검찰은 국외 도주자에 대해 통상 기소중지했으나 이번의 경우 범죄의 심각성이 크다고 판단, 불구속 기소후 궐석재판을 열어 관련자들에 대한 국내 송환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jjw@fnnews.com정지우 홍석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