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경쟁체제 가면 연 7500억 추가비용
2008.09.30 10:23
수정 : 2014.11.05 12:36기사원문
지난달 30일 지식경제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이달에 발표할 예정인 ‘3차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가스산업에 민간 기업체도 참여할 수 있도록 도·소매 경쟁체제 도입방안을 포함시킬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스공사와 일부 가스 직도입 업체들이 주도하는 가스도입처 다변화를 이룬다는 뜻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가스 도입가격을 낮춰 가스요금을 내리고 가스공사의 비효율성도 개선한다는 목적이지만 경쟁체제 도입시 오히려 가스요금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은 평균 20년 이상의 장기도입계약이 관행인데 경쟁체제를 도입할 경우 대량 소비자들은 가격조건 등에 따라 수시로 공급자를 변경할 가능성이 높아 도매공급자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가의 단기계약이나 현물(Spot) 도입 비중을 높여 전체적으로 도입단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
최근 가스공사가 유가 100달러를 기준으로 카타르 라스가스와 5년 중기계약물량 120만t을 t당 933달러에 계약했는데 이는 20년 장기계약물량 210만t을 t당 873달러에 구입한 것에 비해 t당 120달러(7%) 더 비싼 것이다.
이를 감안할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가스공사의 10년 이상 장기계약이 85%, 10년 미만 중단기 계약이 15% 정도인데 경쟁체제가 도입돼 장기계약이 50%, 중단기계약이 50%로 변경되고 원료 구입비용이 5% 정도만 증가해도 연간 7500억원 규모의 추가 원료비 구입비용이 발생, 가스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경쟁체제 도입으로 가스요금이 자율화될 경우 주택·난방용 등 가정용 가스요금이 대폭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가정·산업·발전용 가스요금이 수요패턴 차이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원료비를 적용받아 가정용에 교차보조 효과가 발생해 가정용 요금을 저렴하게 유지할 수 있지만 가스요금이 자율화되면 용도별 요금체제 도입이 불가피해 수요패턴상 불리한 가정용 가스요금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미 경쟁체제가 도입된 일본은 가정용 원료비가 산업용 원료비보다 2배 정도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우리나라가 LNG 도입회사 복수화를 추진할 경우 상호 간 불리한 경쟁을 초래해 LNG 도입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아울러 가스저장시설 건설 등에 막대한 투자비용이 필요한데 이 같은 자금력을 동원할 수 있는 민간기업은 포스코, SK, GS 등 3개사 정도다. 현재 30개 도시가스사 중 13개사(43%)가 SK, GS 등 대기업 계열사임을 감안할 때 이들이 도매사업자로 진출할 경우 과점체제로 가스시장이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hjkim@fnnews.com 김홍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