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기업가 정신 국제컨퍼런스’ 개최
2008.11.03 17:46
수정 : 2008.11.03 17:46기사원문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기업가정신’을 새 성장엔진으로 삼자는 주제로 마련된 ‘제1회 기업가정신 주간 국제컨퍼런스’가 3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600여명의 기업인과 학계 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한국무역협회가 주관하고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5단체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서는 국내외 석학들의 발표와 토론을 통해 기업가정신의 현주소와 역할 등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윤석만 포스코 사장이 대독한 ‘경제원로의 제언’이라는 기조연설에서 기업가정신이란 “기생(寄生)을 거부하고 스스로 길을 개척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그는 “창업세대의 기업가정신은 새로운 역사를 개척하고 창조하겠다는 사명의식과 도전정신 그리고 뜨거운 열정이었다”고 강조했다.
박 명예회장은 “ 현재 기업가들도 이와 같은 기업가정신으로 재무장해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면서 “친기업 정서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질 좋은 상품 생산과 지속적인 경영성과, 기업 이윤의 재투자와 사회환원을 통해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받게 되는 것이 최상”이라고 역설했다.
개방형 온라인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의 창시자이면서 위키아 사장인 지미 웨일즈는 기조강연에서 “위키피디아는 창조정신의 결집체이자 발상의 전환에 따른 결과물이며 기업가정신이 구현된 사례”라면서 “한국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창조적 기업가들의 출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키피디아는 다중언어정보를 누구나 올리고 자유롭게 수정·변형 및 배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백과사전으로 250개 언어가 사용되며 방문자 순위는 세계 5위로 월간 2억4400여만명이 찾고 있다.
웨일즈는 “위키피디아에도 신뢰성과 완전성 그리고 접근성 등 많은 문제가 있다. 그럼에도 자유로운 참여의 확대, 정확성을 비롯한 콘텐츠의 품질 개선, 접근성 증대를 목표로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중립성은 위키피디아의 최대 강점이다. 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이 시장에서 호응을 받아야 살아남는 것과 같은 이치로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웨일즈는 “최근 개발한 위키아는 사람들이 구축한 모든 다른 종류의 책, 작품, 커뮤니티이자 검색서비스다. 이는 위키피디아와는 다른 것이며 이것을 만들기까지 새로운 사고의 전환과 사업 실행을 위해 모험을 감행했다. 이게 바로 기업가정신이 발휘된 사례”라고 덧붙였다.
‘유럽의 피터 드러커’로 불리는 헤르만 지몬 지몬-쿠허 앤드 파트너스 설립자는 “히든 챔피언은 경제 주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중소기업을 존경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야망이 큰 젊은 기업인을 다수 배출해 한국에서도 히든 챔피언이 뿌리내릴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헤르만 지몬은 “기술적인 핵심역량은 필수조건이며 마케팅 및 세계화 전략이 수반돼야 한다. 대기업이 분사나 신생기업에 대한 원조를 통해 다수의 히든 챔피언이 탄생하도록 지원할 때 비로소 한국에서도 다수의 히든 챔피언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헤르만 지몬은 전략, 마케팅, 가격결정 분야의 최고 석학으로 1995년까지 독일 마인츠대학과 빌레펠트에 있는 대학에서 마케팅과 경영학과 교수를 지냈다.
지몬은 “히든 챔피언은 세계 3위 이내 또는 해당 대륙에서 1위 기업이면서 매출액은 40억달러 이하이고 일반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을 가리킨다.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델로, 테트라, YG1, 유닉스전자, CAP 등이 바로 히든 챔피언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히든 챔피언이 되려면 첫째 무엇보다 단순명료해 직원 모두를 결집해 줄 목표가 필요하며 둘째, 선택과 집중만이 세계 수준의 기업으로 이르는 유일한 길이며 잘할 수 있는 한 가지에만 집중해 최고가 되는 것이 히든 챔피언의 기본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아마르 바히데 컬럼비아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가정신은 경제가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준다”면서 “지속된 번영을 위해서는 서비스의 향상과 진보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스타일의 기업가정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바히데 교수는 새로운 기업가정신과 관련, “한국기업도 내수시장의 서비스 부문을 활용,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새로운 혁신의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며 ‘소비자와의 소통’을 권했다. 또 한국정부에는 “서비스 부문의 모험적인 소비를 촉진하고 ‘기술 민족주의’를 피해야 하며 서비스 사업에서 정보기술(IT) 이용의 장벽을 없애라”고 조언했다.
/csky@fnnews.com 차상근기자
■사진설명=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기업가정신'을 새 성장엔진으로 삼자는 주제로 '제1회 기업가정신 주간 국제컨퍼런스'가 3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렸다. 한국무역협회 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600여명의 기업인과 학계인사가 참석했다. 아마르 바히데 컬럼비아대 교수, 이희범 무역협회 회장, 헤르만 지몬 교수,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지미 웨일스 위키피디아 사장(오른쪽부터) 등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