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③ 유화업계
2008.11.03 21:02
수정 : 2008.11.03 21:02기사원문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을 강조하면서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과 보급 확대를 위해 다양한 제도들이 시행되거나 준비되고 있다. 이에 호응해 국내 석유기업들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이산화탄소(CO₂) 저감시스템 확립,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에 사운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직접 신재생에너지, 2차전지, 환경기술 등을 패키지화해 보다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얻고, 이를 통해 국가적인 녹색성장에도 적극 기여하라고 주문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SK그룹은 친환경 및 바이오에너지 등 ‘저탄소 녹색기술’에 2010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녹색산업의 기초를 다질 예정이다.
우선 SK에너지는 CO₂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내년부터 울산 콤플렉스 내의 5개 사업장에 대해 온실가스 저감 실적을 고과에 반영한다. 이미 울산 콤플렉스에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체계를 구축했으며 연말까지 배출권 거래제도를 시험 운영한 뒤 내년부터는 거래내역을 실제 회계에 반영할 예정이다.
SK에너지는 우리나라가 온실가스 의무 감축 국가는 아니지만 친환경 경영 차원에서 석유정제, 석유화학, 폴리머, HOU 고도화설비, FCC 고도화설비 등 5개 사업장에 배출권을 할당하고 분기별로 거래를 하도록 했다. 이 같은 제도는 향후 SK에너지의 인천 콤플렉스에도 도입된다. SK에너지는 수소스테이션 건립에도 매진하고 있다.
향후 수소에너지를 이용한 연료전지차량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수소를 충전할 수 있는 수소스테이션이 필수적이다. 아직까지는 기존 주유소보다 6배 이상 높은 설치비용과 느린 충전속도로 인해 공급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된다면 미래에는 휘발유를 넣는 주유소가 차츰 감소하고 수소 스테이션이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국내에는 현대자동차가 3곳, 한국가스공사가 2곳, GS칼텍스가 1곳의 수소스테이션을 보유하고 있다.
SK에너지가 준비 중인 수소스테이션은 순수 국내기술로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SK에너지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2차전지 개발에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현재 SK기술원을 통해 개발 중에 있으며 이미 여러 차례의 자동차장착 실험에서 성공을 거뒀다.
■LG화학, 배터리부분 국내최강
LG화학도 에너지 사업분야에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자동차용 배터리에 있어서는 국내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가 내년 하반기에 국내 최초로 양산할 하이브리드카 ‘아반떼’에 리튬 폴리머전지 공급업체로 단독 선정된 데 이어 2010년 양산예정인 쏘나타 하이브리드에도 공급계약을 추진 중이다.
현재 전 세계 자동차 6500만대 중 하이브리드카의 비율은 약 0.6% 수준이지만 고유가와 환경규제 등으로 인해 향후 시장은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이 시장에서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글로벌 배터리업체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LG화학은 지난 2004년 미국의 에너지성(DOE)과 빅3 자동차업체(GM·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로 구성된 컨소시엄 USABC(US Advanced Battery Consortium)로부터 460만달러 규모의 리튬 폴리머전지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해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에는 GM사가 개발 중인 플러그인 방식의 하이브리드카 ‘시보레 볼트’에 적용될 전지 개발업체로도 선정된 데 이어 공급업체로의 계약 역시 가능성이 높다는 평기다.
이와 함께 태양전지 분야에서도 폴리실리콘 분야에 진출하기로 결정하는 등 에너지 사업분야에서의 포트폴리오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태양광에 눈돌린 한화석화
한화석유화학은 태양전지사업에 진출, 본격적인 시장 개척에 나섰다.
내년도 하반기부터는 본격 양산하겠다는 목표다. 이어 오는 2015년까지 총 8000억원을 투자해 생산 규모를 1GW로 증설, 세계태양전지 시장의 5%를 차지함으로써 글로벌 태양전지 제조업체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세부적인 계획으로 시장 내 입지를 구축하는 한편 국내외 연구기관 및 업체와 공동연구를 통해 셀 관련 핵심기술을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태양전지 기초 소재인 폴리실리콘 사업에도 참여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단순히 태양전지 제조업체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폴리실리콘을 제조하고 필요한 잉곳 웨이퍼 업체와 협력해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태양전지’에 이르는 일관 생산체제가 최종 목표다.
한화석화는 태양전지사업을 전 계열사의 사업에도 접목시킬 계획이다.
한화석화가 생산하고 있는 태양전지 모듈 보호 및 접착용 핵심소재인 에틸렌비닐(EVA)을 이용해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한화 L&C는 태양광발전 모듈 EVA 시트 사업, 대덕·아산 테크노밸리는 부지를 이용한 자체 태양광발전 설비로 인한 친환경 산업단지 개발을 추진 중이다. 또한 한화건설은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BIPV)을 이용한 친환경 주거단지 건설, 한화테크엠은 태양광발전 제조설비 제조 및 판매 등 태양전지 사업을 기반으로 다양한 무형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스테이션의 선도자, GS칼텍스
GS칼텍스는 연료전지사업, 수소스테이션 사업 등의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GS칼텍스는 자회사인 GS퓨얼셀을 통해 가정용·산업용 연료전지를, GS칼텍스 신에너지연구센터를 통해 자동차용 수소연료 사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GS칼텍스는 지난해 9월 서울 연세대학교 수소스테이션 건립에 성공하기도 했다.
연세대 수소스테이션에서는 나프타를 이용해 수소를 직접 생산·정제하고 있다. 또한 수소스테이션과 연료전지자동차 연계 운영을 통해 시스템 특성 및 안정성을 검증하고 있다.
또한 GS칼텍스는 지난 1989년 연료전지 개발을 시작한 이래 수소에너지 시대에 대비한 연료전지 상용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활동을 벌이고 있다.
GS퓨얼셀은 연료전지 개발에 주력해 대형건물, 아파트 등에 활용 가능한 50㎾급 인산형연료전지시스템과 도시가스를 이용하는 1㎾급 가정용 연료전지 시제품, 3㎾급 가정용 연료전지 열병합발전시스템, 노트북용 소형 연료전지 등을 개발했다.
또한 GS퓨얼셀은 정부가 추진 중인 2012년 가정용 연료전지 1만호 보급 사업계획과 공공기관의 신·재생에너지 이용의무화 법안에 의한 연료전지 보급계획에 적극 부응해 나갈 계획이다.
■태양광 수직계열화한 코오롱
코오롱은 그룹 내 태양광에너지 사업군의 수직계열화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코오롱은 원천기술 개발(K-ONES)-소재개발(㈜코오롱)-설치·운영(코오롱건설·케스코)-어플리케이션개발(코오롱패션·코오롱글로텍) 등의 계열사를 수직계열화하고 이를 통해 일사불란한 의사결정으로 대응하고 있다.
코오롱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실리콘 박막형 태양전지 제조업체인 일본 가네카 사와 전략적 제휴와 함께 다양한 사업들로 진행되고 있다.
기존 실리콘 결정형 대비 높은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건물일체형 태양광 발전시스템(BIPV) 시장을 적극 공략, 친환경 에너지절약형 주거환경 발전에도 앞장서고 있다.
건물일체형 태양광시스템은 국내 최초로 코오롱건설이 지난 2004년 10월, 상업용 건물인 코오롱건설연구소에 설치한 것을 비롯해 용인구갈 하늘채아파트, 덕평자연휴게소, 대구달성산업단지, 원주시청사 등에 적용한 바 있다.
코오롱은 전력사업은 물론 군수용 휴대전원, 스포츠용품 등 실생활 밀접 제품까지 응용이 가능한 태양 전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코오롱은 지난 1월 독일의 태양광 소재기업인 크렘펠(KREMPEL)과 태양전지 모듈의 배면시트(Back sheet)용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 본격 공급에 나서기도 했다.
/yscho@fnnews.com 조용성기자
■사진설명=SK 최태원 회장이 지난 3월 대전 대덕 SK기술원에서 미국 제프 빙거먼 상원의원을 만나 SK에너지가 개발한 배터리가 장착된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를 시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