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최악의 자연재해 미얀마 나르기스·중국 쓰촨성 지진

      2009.01.02 14:35   수정 : 2009.01.02 14:24기사원문
이상기후로 인한 자연재해는 이제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 2008년은 인류 역사상 가장 험난했던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인류문명이 기후와 관련해 피해를 추산할수 있게 된 이례 세번째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 한해로 남았다.

이처럼 온 지구가 자연재해로 막대한 손실을 입으면서 경제적인 대비책 차원에서 가입했던 보험에서도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보험 역사상 지난 2008년은 가장 손실이 큰 한해로 기록됐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피해가 커지면서 기후협약을 통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안들과 그에 대한 목표등이 신속히 정립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연재해 경제적 피해 2000억달러...보험손실 450억 달러

다수의 열대성 싸이클론과 중국 쓰촨 성의 지진 발생으로 인해 2008년 한 해는 역사상 가장 험난했던 기간 중 하나로 남을 것이다. 지난해에 비해 재해 발생 건수는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007년 960건→ 2008년 750건), 개별 재해 건당 사상자와 손실 규모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전세계적으로 22만 명이 넘는 사람이 올해 자연재해로 목숨을 잃었으며, 사상 최대규모의 자연재해 손실을 기록한 2005년의 2320억 달러보다 낮은 수치이기는 하나 2008년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 규모는 2000억 달러에 육박한다 (2007년 820억 달러). 보험에 가입된 손실 규모도 2007년 대비 50% 증가한 450억 달러였다.

허리케인 카트리나(Katrina)가 발생한 2005년과 고베(Kobe) 대지진이 발생한 1995년에 이어, 2008년은 기후 관련 자연재해로 역사상 세 번째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 해였다.

뮌헨재보험의 재보험 총괄 토스텐 예보렉(Torsten Jeworrek) 사장은 “이는 지금까지 관찰 되어 온 장기적인 추세와 일치한다. 기후변화는 이미 시작 되었으며, 극단적인 기후 현상 증가와 자연재해의 발생 원인이 되고 있음이 거의 확실하다. 동시에 연안지역 등 자연재해에 노출된 지역으로의 재물 가치 집중이 심화되고 있으므로, 자연재해로 인한 손실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뮌헨재보험은 모든 종류의 자연적 위험요인에 의한 리스크를 분석하는 분야의 세계적인 선두 주자다.

예보렉 사장은 “2008년은 기후변화의 리스크 분석 및 그에 따른 비즈니스 경영전략 수립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한 해”라고 덧붙였다.

■최악의 인적재해 경험한 아시아

2008년에도 최악의 인적 재해를 경험한 대륙은 아시아였다.

미얀마를 강타한 싸이클론 나르기스(Nargis)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망자만 8만 5000명, 현재까지의 실종자 5만 4000명을 비롯해 13만 50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다. 엄청난 위력의 강풍과 기록적인 강수, 폭풍 해일을 동반한 싸이클론 나르기스의 피해는 미얀마의 옛 수도 랑군과 이라와디 삼각주에 집중됐다. 연안지대의 자연적인 보호벽이라 할 수 있는 맹그로브 숲의 상당 부분이 최근 몇 년간 사라지면서, 해일로 인한 피해는 내륙 40km지점까지 이르렀다. 범람한 물의 깊이가 3.5미터에 달했으며 100만 명이 넘는 주민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지진 빈발 지역으로 분류되는 중국 쓰촨(Sichuan) 성에서 발생한 지진은 더 큰 인적 재해였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약 7만 명이 사망했고, 1만 8000명이 실종 상태이며 부상자와 이재민의 수도 각각 37만 4000명과 500만 명에 이른다.

5월에 발생한 이 지진은 단일 사건으로는 올해 최대 규모의 경제적 손실(850억 달러)을 기록했으며, 95년 일본의 고베 대지진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손실을 야기한 지진 재해로 기록되었다.

쓰촨 성 지진 이전에도 중국은 엄청난 눈을 동반한 이상 혹한으로 인해 210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중국의 18개 성에서 도로와 철도의 마비, 시설 붕괴, 전기공급 중단 등 대규모 인프라 피해가 발생했다.

보험금 기준으로는 허리케인 아이크(Ike)로 인한 손실 규모가 가장 컸다. 2006년 및 2007년 두 해 동안 강력한 싸이클론은 미국을 비켜갔지만, 2008년 미국은 허리케인으로 인해 상당한 규모의 피해를 입었으며 이는 보험 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여섯 차례의 열대성 싸이클론 (돌리 Dolly, 에두아르드 Edouard, 페이 Fay, 구스타프 Gustav, 한나 Hanna, 아이크 Ike)이 2008년 연달아 미국 해안을 덮쳤으며, 이 중 가장 큰 손실을 입힌 아이크는 2등급 허리케인으로 텍사스 주 갤버스턴 인근에 상륙했다. 아이크로 인한 폭풍 해일은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주 해안 지역 상당 부분을 침수 시켰고, 내륙으로 이동하면서 엄청난 양의 비를 뿌려 보험 손실만 150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 정부에서 운영하는 홍수 보험 프로그램에서 지급하는 비용은 제외한 수치).

아이크로 인한 경제적 손실 규모는 300억 달러에 달했다. 그 다음은 구스타프로, 경제적 손실 100억 달러, 보험 손실 50억 달러를 기록했다.

■기후변화 협약 시급

2008년 한 해 동안 북대서양에서 발생한 열대성 싸이클론의 수는 역대 평균보다 훨씬 더 많았으며, 기후변화로 인한 온난화 현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한 1995년 이후 기간의 평균보다도 많았다.

1995년 이후 온난화 기간의 연간 평균 열대성 싸이클론 발생 건수가14.7회였던데 반해 2008년에는 16건의 싸이클론이 발생했다. 이 중 여덟 건은 허리케인 급으로 발전했으며, 그 중 다섯 건이 3등급에서 5등급 사이의 대형 허리케인이었다.

2008년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수집되기 시작한 이래 네 번째로 허리케인이 많이 발생한 해였다. 통상4월부터 9월까지인 미국의 토네이도 시즌 역시 상대적으로 맹렬했다. 2008년 한 해 약 1,700여건의 토네이도가 발생, 총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냈다.

세계기상기구 (WMO)의 자료에 따르면 정기적인 기온 관측이 시작된 이래 2008년은 열 번째로 따뜻한 해였으며, 북반구의 기온만을 기준으로 보면 여덟 번째로 따뜻한 해였다. 이는 지금까지 기록된 가장 따뜻했던 십 년이 모두 최근 12년 사이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뮌헨재보험 산하 기후위험연구소의 페터 회페(Peter H?ppe) 교수는 “대기의 점진적 온난화가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배출된 온실가스 때문이라는 점은 이제 매우 신빙성 있는 이론이다. 원리는 명확하다. 기온이 상승하면 수분의 증발이 증가하고, 대기는 더 많은 양의 수증기를 함유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지게 되며, 결과적으로 대기 중 에너지량이 증가한다. 기후를 기계에 비유한다면 출력이 높아지는 셈이다. 그래서 더욱 강력하고 파괴적인 기후 현상이 발생하고, 이로 인한 손실도 그에 따라 커진다. 이러한 인과관계는 지구 곳곳에서 발생하는 호우와 폭염 그리고 점차 빈도가 높아지는 북대서양 허리케인 활동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2008년의 손실 통계는 기후모델의 예측 패턴과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2008년 자연재해로 아시아와 미 대륙이 입은 피해에 비하면 유럽의 손실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편이다. 그러나 유럽에서도 보험업계에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힌 대형 자연재해가 두 건 발생했다.

3월 초, 강풍과 뇌우, 우박을 동반한 강력한 저기압골 엠마 (Emma)가 유럽대륙을 휩쓸었다. 독일, 덴마크,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에 걸친 총 피해액은 20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 중 15억 달러가 보험 손실이었다.

5월말과 6월초에 걸쳐 독일의 서남부 지역 (특히 바덴-뷔르템베르크)을 강타한 저기압 폭풍 힐랄 (Hilal)은 강력한 돌풍과 우박폭풍, 기습 홍수 등을 동반해 이 지역에 올 한해 전 세계 자연재해 중 일곱 번째 규모의 큰 피해(11억 달러)를 입혔다.


뮌헨재보험은 예보렉 사장은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다음 기후변화 정상회담에서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절반으로 줄이는 방안과 그에 맞는 목표를 신속하게 결정해야 한다. 우리가 시간을 너무 오래 지체한다면 미래 세대는 너무나 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다.
”강조했다.

/toadk@fnnews.com김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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