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본사사옥까지 판다
2009.01.09 20:57
수정 : 2009.01.09 20:57기사원문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이 실물경기로 옮겨붙어 기업들의 유동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최근들어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들까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서울 요지의 본사사옥 등 알짜 빌딩을 줄줄이 시장에 쏟아내고 있다.
9일 오피스 정보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이 내놓는 매물들은 본사 사옥 등을 포함한 대형 빌딩으로 대개가 인수합병에 따른 현금확보 차원이나 자금난에 따른 운영자금을 마련하기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은 서울 장교동 본사 사옥과 소공동 한화빌딩,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화증권 빌딩을 매물로 내놨다. 이들 매물은 5∼6년 전 그룹 재무구조개선때 매각했다 근래 재매입한 것이다. 한화그룹이 이처럼 상징성이 큰 본사 사옥까지 시장에 내놓은 것은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대우조선해양의 매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오피스 시장이 하락세를 타고 있는데다 재매입과정에서 워낙 비싸게 매입한 탓에 두달째 매수자가 나서지 않는 등 매각이 쉽지 않은 상태다. 한화그룹은 장교동 본사 사옥을 2002년 1860억원에 매각했다가 2007년 두배에 가까운 금액을 지불하고 되사들였고 여의도 한화증권 빌딩도 2003년 1410억원에 팔았다가 2008년 3200억원에 재매입했다.
이에앞서 유동성위기설이 나돌던 금호그룹도 신문로의 금호생명 빌딩을 지난해 12월 저스트알이 설립한 투자회사에 2400억원에 넘겼다.
대한전선도 지난해 12월 회현동 사옥인 인송빌딩을 부동산개발업체인 디엔디에스에 950억원에 매각했다. 대한전선은 당초 이 빌딩을 계열사로 인수한 TEC건설(옛 명지건설)등 계열사들이 입주한 본사 사옥으로 사용해 왔으나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각했다.
SK건설은 관훈동 사옥을 지난주에 매물로 내놨다. 2007년에는 SK건설이 종로구에 구청건물과 맞바꿔 개발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던 이 건물은 대지 4620㎡에 13층 규모의 대형빌딩이다. 매각가는 3.3㎡당 1200만원 수준이다.
현대성우종합건설은 서초구 서초동의 서울사무소 사옥을 매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 14층 규모의 이 빌딩은 현대성우종합건설이 5∼6층을 사용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임대 중이다.
우림건설은 경기 성남의 아파트형 공장으로 본사를 옮기면서 서울 서초동 지하철2호선 교대역 앞 사옥을 매물로 내놨다.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의 이 사옥은 우림건설이 한솔상호저축은행으로부터 2007년 380억원에 사들인 것으로 현재 시세는 7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피스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기업 매물이 늘기 시작하더니 올해들어선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며 “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이 발표되고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매물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