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이 동쪽으로 발사되는 이유

      2009.02.15 11:50   수정 : 2014.11.07 11:15기사원문
우주선을 발사할 때 각 국가별로 다양한 우주기지에서 여러 종류의 로켓과 우주선들이 사용되지만 똑같은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대부분의 로켓들이 동쪽을 향해 발사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왜 모든 로켓은 동쪽을 향해 발사하는 것일까?

우주선을 동쪽으로 발사하는 데는 아주 중요한 원리가 숨어 있다. 그것은 바로 동쪽으로 회전하고 있는 지구의 자전 때문이다.

지구는 동쪽으로 자전하는데 이때 지구의 자전하는 속도는 적도 기준으로 대략 시속 1666㎞ 정도 된다. 북위 35∼40도 사이에 위치 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속도는 이보다 조금 속도가 떨어진 1314㎞ 정도다. 미국 플로리다 존 F. 케네디 우주센터는 위도 28.5도 정도에 위치하고 있으며 자전 속도는 시속 1466㎞ 정도 된다.

자전 방향과 속도가 중요한 까닭은 우주선의 속도에 지구의 자전 속도를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속 300㎞로 달리고 있는 KTX에서 우리가 시속 10㎞로 공을 던진다면 이 공의 속도는 시속 310㎞가 되는 것과 같다.

이와 마찬가지로 지구의 자전 방향인 동쪽으로 우주선을 발사시키면 우주선은 그만큼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으며 이는 우주선이 그만큼의 연료를 탑재하지 않아도 됨을 의미한다. 미국 우주 왕복선의 발사 속도는 발사 후 8분이 지나면 시속 약 2만 7358㎞까지 오르게 되는데 이때 적도 부근에서 발사하는 우주선의 경우 이 속도에 지구 자전 속도인 시속 1666㎞의 속도를 추가로 더 얻게 되는 셈이다. 반면 우주선을 서쪽으로 발사한다면 경우 실제 속도에서 1666㎞의 속도를 빼야 하기 때문에 무척이나 비능률적인 발사가 된다.

그렇다면 어느 나라가 가장 효율적으로 우주선을 발사하고 있으며 어느 나라가 가장 비효율적으로 발사하고 있는 것일까?

가장 효율적으로 우주선을 발사하는 나라는 프랑스다. 프랑스의 아리안 로켓 발사장은 위도 5도 부근에 있는 남아메리카 프랑스령인 기아나에 있어 지구 자전의 힘을 가장 잘 이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영토 대부분이 북위도에 있어 지구 자전의 힘을 잘 이용하지 못한다. 러시아 소유즈 로켓의 발사 장소인 바이코누르 우주 기지의 위도는 45.9도로 이곳의 자전 속도는 시속 1160㎞ 정도다.

그리고 가장 비효율적인 발사를 하는 나라는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서쪽 지중해를 뺀 나머지 3면이 내륙으로 둘러싸여 있는데다가 주변국과 사이가 좋지 않아서 부득이하게 서쪽 지중해로 로켓을 발사한다. 이스라엘의 주 발사장이 있는 곳은 네게브 사막의 팔마췸(Palmachim) 공군기지인데 이곳의 자전 속도가 시속 1422㎞니 이스라엘은 이 속도만큼의 에너지를 허비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프랑스의 아리안 로켓 발사 기지나 러시아의 바이코누르 우주 기지를 빌려 사용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육지가 아닌 바다에서 우주선을 발사하는 해상 발사장도 등장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노르웨이, 우크라이나 등 4개국이 참여한 시런치(Sea Launch)는 적도 근처의 해상에서 우주선을 발사하기 때문에 가장 효율적으로 우주선을 발사할 수 있다.

(글:양길식 과학칼럼니스트, 자료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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