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과일 고환율 수혜..“오렌지 말고 한라봉 주세요”
2009.03.19 17:07
수정 : 2009.03.19 17:07기사원문
한라봉과 감귤 등 국산 과일이 고환율 수혜를 입고 있다.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가격 인상으로 수입 과일의 판매가격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국산 과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산 과일 판매량이 전년에 비해 10% 이상 늘었지만 대부분의 수입 과일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대표적인 수입 과일 가운데 하나인 오렌지는 이달 들어(3월 1∼18일) 판매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33%나 급감했고 파인애플과 수입 포도 매출도 같은 기간 각각 21%, 10% 줄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산 바나나만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를 끌면서 25% 늘었다.
반면 오렌지 대체 과일인 한라봉과 감귤은 이달 들어 판매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170%, 86%나 늘었다. 국산 사과나 키위 판매량도 이달 들어 각각 15%, 11% 늘어나는 등 국산 과일 대부분의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
롯데마트의 경우 이달 들어 오렌지와 파인애플 판매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35%, 30% 줄었지만 국내산 과일인 감귤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 늘었다. 오렌지 판매 감소분이 고스란히 감귤로 옮겨간 것이다.
오픈마켓에서도 비슷한 상황이다. G마켓의 경우 최근 국산 과일 판매 건수는 전년 동기에 비해 15% 늘어난 반면 수입 과일 판매 건수는 40%나 급감했다. 오렌지는 지난 1∼2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73%나 급감했지만 한라봉과 감귤은 10%씩 늘었고 제철 과일인 딸기는 판매 건수가 17% 늘었다.
이는 수입과일 가격이 환율상승 영향으로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오렌지의 경우 이마트와 롯데마트에서 지난해 개당 각각 646원, 700원이었지만 최근에는 995원, 1080원에 판매되고 있고 지난해 이마트와 롯데마트에서 나란히 3980원에 판매되던 파인애플은 올해 각각 4680원, 4980원까지 올랐다.
물가 상승으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대부분의 제품 가격이 오르기는 했지만 수입 과일의 경우 가격 상승폭이 훨씬 더 큰 셈이다.
대형 마트 관계자는 “가격이 비교적 싼 바나나를 제외하고는 소비자들이 선뜻 수입 과일에 손을 내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당분간 수입 과일과 국산 과일의 판매 차이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