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위기관리 능력 키워 투자자 신뢰회복
2009.04.16 17:51
수정 : 2009.04.16 17:51기사원문
글로벌 신용위기 탈출을 알리는 신호가 지구촌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글로벌 증시는 늘어난 유동성으로 상승세를 나타내며 점차 부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잔뜩 움츠렸던 국내외 금융기관도 점차 활동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자금 대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최악의 상태는 벗어나 점차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게 국내외 석학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서서히 힘을 받고 있다.
1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 참가한 국내외 석학들도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과거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변화에 충실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그 중심적인 변화로 위기 관리 능력의 강화를 꼽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위기관리 실패의 결과인 만큼 이 부분에 역점을 둬야 한다는 얘기다.
■‘신뢰 회복’ 위기 탈출 첫 걸음
“글로벌 금융위기 탈출을 위한 선결과제는 투자자 신뢰 회복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이란 주제의 세션에서 강연자로 나선 푸핀더 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사장의 말이다.
그는 “신뢰회복을 위한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믿을 만한 거래 시스템 및 솔루션이 구축돼야 한다”며 리스크 관리 강화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특히 길 사장은 시카고상품거래소를 성공적인 위기 관리로 고객의 신뢰를 얻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길 사장은 “지난 1992년 설립된 시카고상품거래소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금융위기 폭풍 속에서도 고객들에게 손실을 입힌 사례가 전무하다”며 “이는 리스크 관리에 힘쓴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사람이 눈을 한번 깜박이는 데 1000분의 5초가 걸리는 데 반해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는 한 건의 주문이 1000분의 10초에 이뤄진다”며 “그만큼 그 동안 신속한 거래 속에서도 고객의 손실을 없게 하기 위해 안정성 및 편의성 증진에 힘써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로 인해 각국에서 시스템과 함께 솔루션 제공에 대한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기 관리 능력을 한층 강화시키는 게 향후 현재와 같은 금융위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밑거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이를 통해 금융기관에 대한 고객 신뢰성 및 선호도, 외부 평가도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 적극 개입은 독 아닌 약
이상제 기획재정부 장관 자문관(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금융시장의 급격한 성장을 꼽았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및 영국 재무성, 유럽연합(EU) 보고서 등에서 지적하듯 금융시장의 급격한 팽창이 거시경제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또 이는 위기 관리 실패로 이어지며 금융위기를 자초했다는 얘기다. 금융기관들의 무차별적 성장정책이 주가 상승 등 금융시장 성장이라는 거품에 가려져 알지 못하는 사이 금융위기라는 폭풍을 몰고 왔다는 뜻이다.
이 자문관은 모두가 잊고 싶어하는 금융위기의 과정을 반드시 되뇌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기에서 교훈을 찾아야만 향후 금융위기를 되풀이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금융위기를 통해 위기파악 및 금융감독, 부실자산 처리의 중요성 등을 꼽씹어 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 자문관은 이 중 위기관리 강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위기관리 능력을 한층 보강하기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동성 지급 및 금융감독 강화 등 정부 주도로 위기관리 능력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는 곧 현재의 금융위기를 되풀이 하지 않을 수 있는 밑거름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개입을 기반으로 한 리스크 관리의 강화가 향후 금융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자문관은 “리스크 및 금융규제에 대한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앞으로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새로운 위기에 휩싸여 어려움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 개입은 물론 향후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적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