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년 전 신라 기마무사 찰갑 발굴
2009.06.02 22:12
수정 : 2009.06.02 22:12기사원문
1600년 전 신라 기마무사의 중무장상태를 보여주는 완벽한 유물세트가 발굴됐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는 2일 경북 경주시 황오동고분군(사적 제41호) 내 쪽샘지구의 주부곽식목곽묘를 발굴, 이 무덤에서 장수가 착용한 갑옷을 비롯해 그가 타던 말에 장착한 각종 갑옷류와 마구류(馬具類)가 온전한 세트를 갖춘 채 출토됐다고 밝혔다. 고구려 고분벽화를 통해 삼국시대 기마 무사의 무장상태를 짐작할 수 있었으나 이번처럼 유물 일체가 출토된 것은 처음이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무덤 주인공이 묻힌 주곽에서는 말이 착용한 갑옷인 마갑(馬甲)을 바닥에 깔고 그 위에는 이 말을 탄 장군이 입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찰갑(札甲·비늘식 갑옷)이 놓인 상태로 발견됐다. 이 가운데 장수용 갑옷인 찰갑은 가슴 가리개인 흉갑(胸甲)과 등 가리개인 배갑(背甲)을 펼쳐 깔았으며 이 둘은 옆구리에서 여미게 한 이른바 ‘양당식’ 구조로 밝혀졌다.
또 부곽에서는 말 얼굴 가리개인 마주(馬胄)와 마구 부속품인 안교(鞍橋·안장틀), 등자(?子·발받침), 재갈, 행엽(杏葉·말띠 드리개) 등이 각종 토기류와 함께 다량으로 출토됐다.
지병목 소장은 “마갑과 마주를 비롯한 마구류 일체와 찰갑과 그 부속구일체인 갑옷류가 함께 출토된 전례는 없다”면서 “이번 발굴을 통해 베일 속의 신라중장기병이 1600년만에 그 완전한 실체를 세상에 드러내게 됐다”고 평가했다.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