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같이 죽자’문자메시지, 자살방조 아니다”)

      2009.07.30 08:21   수정 : 2009.07.30 12:57기사원문

자살하려는 사람에게 ‘나도 죽고 싶다. 같이 죽자’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만으로는 자살방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30일 자살방조 혐의로 기소된 최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최씨에게 이모양(당시 17세)의 자살을 방조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최씨가 기소된 내용과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만으로는 이양의 자살 실행을 도와 이를 용이하게 하는 행위를 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최씨는 이양과 통화를 하거나 만난 적이 없고 3일간 주고받은 문자 내용 또한 자살의 구체적 방법이나 시기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했다거나 적극적으로 함께 자살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인터넷을 통해 우연히 서로 자살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있음을 알게 돼 동질감을 느끼고 대화를 한 데 불과하다고 보인다”고 무죄 판결했다.


최씨는 지난해 11월 이양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쓴 ‘죽고 싶다’는 글을 보고 39차례에 걸쳐 “나도 죽고 싶다. 같이 죽자. 연탄보다는 목을 매 죽고 싶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양의 자살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이양에게 45차례에 걸쳐 문자메시지, 또는 전화로 구체적인 자살 방법을 알려줌으로써 이양이 목숨을 끊게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28)는 1심에서 징역6개월을 선고받아 확정됐다. /yccho@fnnews.com조용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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