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급빌라로 뭉칫돈 몰린다

      2009.09.04 17:49   수정 : 2009.09.04 17:49기사원문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최근 서울지역의 고급빌라 시장에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고액자산가들의 주요 투자처인 강남 재건축 아파트 시장에 대한 정부의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풍선 효과’로 시중 부동자금이 고급 빌라시장으로 몰리로 있는 것. 이 때문에 서울에서 ‘부촌’으로 꼽히는 종로구 평창동과 강남구 청담동, 용산구 한남동 등지의 고급빌라에 대한 계약이 늘고 기존 매물도 거래가 늘면서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분양을 시작한 강남구 청담동의 ‘카일룸3차’는 전체 27가구 가운데 현재 23가구에 대한 계약이 이뤄졌다. 또 종로구 평창동의 ‘오보에힐스’도 19가구 중 12가구가 분양됐다. 동작구 흑석동 마크힐스흑석도 전체 18가구 가운데 12가구에 대해 계약이 체결됐다.
이들 지역의 공급빌라 분양계약은 올해 하반기 들어 부쩍 늘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소측의 설명이다.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빌라 전문 부동산 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속되던 올해 초까지만 해도 고급빌라 시장은 크게 위축돼 있었으나 최근들어 투자문의가 부쩍 늘고 거래도 속속 이뤄지면서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경기 회복 영향으로 분양가격이 30억∼50억원에 달하는 서울지역 요지의 초고가 주택시장도 최근 활기를 띠고 있다”면서 “대표적인 부촌인 강남구 청담동의 한강변 빌라는 브랜드와 입지여건 등에 따라 분양가격에 비해 최고 20억원까지 웃돈이 붙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고급 빌라를 분양하는 업체들이 미분양 마케팅의 일환을 분양가를 인하하는 것도 투자자들을 끌어 들이는 한 요인이다.

단지규모가 20가구 미만인 주택은 수의계약으로 공급이 가능한 점을 감안해 판촉 전략으로 개별상담과정에서 계약자들에게 분양가격을 낮춰주는 등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방배동에서 고급빌라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고급빌라 분양 업계에서는 최초 분양에서 시세보다 10∼20% 싸게 분양가를 책정했다가 일정 물량의 계약이 이뤄지고 나면 차등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것이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급빌라시장에 고액자산가들이 몰리는 이유는 강남권 재건축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데다 도심에서 공급된다는 점에서 희소성이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견해다.


하지만 경기 용인지역과 화성동탄 등 수도권 외곽의 택지지구 등에서 공급 중인 타운하우스 시장은 여전히 썰렁하다.

용인시 동백동 대우카운티·남광하우스토리 등은 분양가 인하 경쟁으로 매매가가 인근 아파트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동백동 향린동산의 금강 앰버드힐은 분양을 시작한 지 1년 3개월이 지났지만 전체 10가구 가운데 단 한 채도 팔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서울을 생활권으로 두고 있는 고액자산가들에게 수도권 타운하우스는 별 메리트를 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더욱이 최근 (타운하우스간) 가격 인하 경쟁으로 마감재 수준이 떨어지는 등 ‘고급화’ 이미지마저 퇴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mjkim@fnnews.com 김명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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