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시장 활기..증권사 ‘일감’ 찾기 바빠진다

      2009.09.29 20:35   수정 : 2014.11.05 10:51기사원문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이 본격 펼쳐지면서 증권업계가 매각주관사 선정 등 일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들떠 있다.

특히 최근 M&A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기업은 대부분 ‘메가톤급’이어서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투자은행(IB) 부문 재정비 등을 통해 ‘칼’을 갈아 온 증권사들로선 실력을 과시할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주관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지난 28일 매각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공고에 따르면 입찰자는 국내외 각 1개사로 구성된 컨소시엄 형태로 제안서를 받을 것을 명시하고 있다. 또 제안서 접수일시는 내달 13일 오후 3∼5시로 결정됐다.

주관사를 선정할 때는 매각대상 기업의 특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이번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주관사 역시 해외 1곳, 국내 1곳으로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 네트워크만 110개가량을 구축하고 있으며 미얀마 가스전, 마다가스카르 니켈광산 등 대형 자원개발 프로젝트를 보유한 대우인터내셔널의 사업 특성상 해외에서 재무적투자자(FI)를 물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 경우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해외 금융기관의 참여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국내외 증권사 간 ‘짝짓기’도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씨티-산업은행, JP모간-삼성증권, 맥쿼리-우리투자증권 등이 각각 손잡고 이번 대우인터내셔널 주관사 입찰에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외에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등도 각각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참여를 고민하고 있다.

국내 한 증권사 M&A부서 관계자는 “수주경쟁이 치열해 많은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지만 M&A는 투자은행의 대표상품이고 또 매각주관 업무뿐만 아니라 다른 상품과 시너지효과도 크기 때문에 대부분 증권사들이 주관사 선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특히 최근 나오는 물건들은 매각가격만 수조원에 이르는 대형 물량이어서 수행실적을 쌓는 데도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포스코 정준양 회장이 앞서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에 관심을 표명했고 역시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를 통해 해외자원 개발을 포함한 상사 부문 확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화를 비롯해 주요 대기업도 주관사 선정을 준비 중인 증권사들 만큼 치열한 인수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현재 효성이 단독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하이닉스 역시 앞서 매각주관사로 크레디트스위스(CS)와 산업은행 외에 우리투자증권을 공동으로 선정한 바 있어 앞으로 쏟아져 나올 대형 M&A 과정에서 국내 증권사의 주관사 참여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닉스, 대우인터내셔널 말고도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대우조선해양, 현대건설, 쌍용건설 등 대형 물량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영증권 박은준 연구원은 “M&A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질지는 알수 없지만 금융위기 때문에 움츠러들었던 것이 최근 들어 대형 물량들이 나오면서 규모가 성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증권사 전체 수익 중 IB 부문의 비중이 10% 수준이어서 M&A 자문이 전체 실적에 큰 도움은 되지 않지만 증권사들이 경험을 축적하고 글로벌 IB로 커가려면 지금이 상당히 중요한 시점임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우증권은 지난 6월 발행시장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 IB 부문 조직개편을 단행했고 그중에서도 자본시장본부 내에 신디케이트팀을 신설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지난 3월 글로벌 IB 부문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임춘수 전무 등 외부 인력을 대거 수혈했다.
지난해 IB본부에 부본부장 2명을 새로 배치했던 현대증권도 올 들어 IB 부문과 기타 부문의 조직을 분리, 업무 기능과 효율을 극대화하는 등 각 증권사들이 투자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bada@fnnews.com 김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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