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장된 `용산참사` 법정...피고인 퇴정, 방청객 구속

      2009.10.28 16:20   수정 : 2009.10.28 16:20기사원문

28일 망루 농성자 전원에게 유죄가 선고된 ‘용산참사’ 법정은 재판 도중 일부 피고인들이 돌연 퇴정하는 등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311호 중법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는 70여석 규모의 법정에 피고인 가족과 전국철거민연합회 회원 등 150명은 족히 넘는 방청객들이 입정했다.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비해 법정 경위 등 20여명의 법원 직원들이 곳곳에 배치돼 캠코더로 채증을 하는 등 긴장감이 감돌았다.

재판부는 판결에 앞서 “검찰이 수사자료 3000여쪽을 제출하지 않은 아쉬움이 있지만 진실을 발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운을 뗐다.

재판장인 한양석 부장판사가 본격적으로 검찰이 공소제기한 구체적 혐의별 사실관계와 유·무죄 판단이 담긴 판결문을 낭독하자 방청객들은 숨죽인 채 경청했다.


그러나 재판장이 건조물 침입 혐의와 업무방해 혐의에 이어 최대 쟁점이었던 농성자들이 던진 화염병때문에 발생한 화재로 경찰관이 숨지거나 다치게 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마저 잇따라 유죄 판결을 내리자 법정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어 재판장이 경찰특공대의 조기 투입이 당시 상황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경찰의 과잉진압 주장을 인정하지 않자 피고인석에 있던 용산철거민대책위원장 이모씨와 전철연 간부 김모씨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이건 재판이 아니다”며 법정 경위들고 몸싸움을 벌이며 퇴정을 시도했다.

재판장은 “나가도 좋다”며 이들의 퇴정을 허락한 뒤 판결을 계속했다.


하지만 재판장이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피고인들의 행위가 ‘국가 법질서를 유린한 중대 행위’라며 엄벌의 필요성을 내비치자 급기야 방청석 여기저기서 “법치국가는 죽었다” “왜 법정에서 채증을 하느냐”는 등의 고함이 쏟아졌고 일부 방청객들은 밖으로 나갔다.

한동안 소란이 계속되자 재판장은 “더 이상 떠드는 사람은 구속시키겠다”고 경고했고, 이를 무시한 중년 남성 한 명이 법정 구속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결국 재판장이 피고인 9명 중 7명에게 징역 5∼6년의 실형, 2명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자 일부 피고인 가족들은 욕설을 퍼부으며 한동안 법정을 떠나지 않았다. /cgapc@fnnews.com최갑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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