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임의매매’ 배상범위 상이한 판결나와

      2009.12.14 19:08   수정 : 2009.12.14 19:08기사원문


고객이 맡긴 주식예탁금을 증권사 직원이 임의로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혔을 경우 증권사 및 직원측 배상범위에 대한 상이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2부(재판장 서명수 부장판사)는 최모씨가 A증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피고는 손해액의 80%인 118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최씨가 3000만원 범위에서 전일 종가로 매수하라고 했는데도 피고 직원인 류모씨가 이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1억7000만원 상당을 사들여 손해를 입힌 점이 인정된다"며 "A증권은 고객 요청에 반하는 임의 주문을 하지 않도록 류씨를 관리ㆍ감독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류씨가 전에도 요구보다 초과 매수한 일이 있는데도 최씨가 주문을 요청할 때 전체 금액만 정했을 뿐 종목별 수량과 가격을 특정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A증권의 책임을 80%로 제한했다.

최씨는 지난 1996년부터 A증권 계좌를 개설, 주식을 거래하다 3000만원 범위에서 전일 종가로 3종목을 매수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담당 직원 류씨가 1억7000여만원을 임의매매해 손해를 입자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류씨가 최씨의 의사를 다시 확인하지 않고 매수 주문을 한 잘못이 있지만 증권사가 이를 묵인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한 바 있다.

반면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4부(재판장 김대성 부장판사)는 최근 증권사 직원의 임의매매로 주식 투자금을 날린 정모씨가 B투자증권 직원 주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손해액의 40%인 106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정씨는 주씨의 권유로 B투자증권 계좌에 3000여만원을 입금했으나 지난 2007년 6월 주씨가 자신의 의사도 묻지 않은채 코스닥업체인 C사 주식을 주당 2만3300원에 대량 매수했다가 주가폭락으로 2900만원의 손실을 입자 소송을 냈다.

정씨는 C사 주식이 지난해 8월 1만원 이하로 떨어졌는데도 이같은 사실을 모르다가 지난 3월에야 임의매매를 확인, 법적 절차를 밟았다.


재판부는 "C사 주식을 거래하며 주씨가 사전 동의나 사후 통지 절차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점 등이 인정되지만 정씨가 원금 잔고 및 주식 보유 상황을 확인하지 않고 장기간 계좌를 방치했다"며 "주씨의 배상 책임을 4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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