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뻣뻣해지는 허리.. ‘강직성 척추염’ 의심

      2010.01.08 06:15   수정 : 2010.01.07 22:08기사원문


서울 동작구에 사는 박모씨(45)는 점점 뻐근해지는 허리통증을 나이 탓으로 생각하고 1년가량 참고 견뎠다. 얼마전 휴가를 내고 2주가량을 집에서 푹 쉰 박씨는 어느 날 아침 일어나다 문득 몸이 예전보다 굳어진 것을 느꼈다. 쉴수록 오히려 허리의 통증과 굳어짐이 심해져 목을 위로 잘 들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큰 병원에서 받은 진단은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다소 생소한 병명이었다. 척추가 대나무처럼 굳어질 수 있는 난치병이란 말에 박씨는 아연실색했다.

■난치병이라 조기진단이 필수…합병증 심각해

강직성 척추염은 아주 흔한 질병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0.1∼0.25%, 즉 1000명 당 1∼2명 정도 발생하는 전신적 면역질환이다. 이 병이 발생하면 주로 척추뼈의 인대 사이에 염증이 생기면서 유연성이 사라지고 결국엔 뼈 사이가 붙어 굳어지게 된다.
심할 경우엔 목뼈나 고관절까지도 굳어지는 현상이 확대될 수 있다.

또한 몸이 굳으면서 심장이나 복부장기가 눌려 내장이 손상될 수 있고 폐의 섬유화가 진행돼 호흡에 지장이 올 수도 있다. 그 밖에도 골다공증이 생겨 뻣뻣해진 척추가 쉽게 골절돼 신경이 손상되기도 한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노성우 교수는 “HLAB-27이라는 항체와 연관된 면역학적 난치병으로 합병증이 심각해 조기부터 진행을 느리게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반 허리통증과 다른 특징…의심되면 곧바로 검사 받아야

일반 허리통증과 다른 몇 가지 특징을 발견한다면 비교적 빠르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삼성의료원 척추센터장 이종서 교수는 “일반 허리통증과 반대로 휴식을 취할수록 오히려 통증이 심해지고 활동을 할수록 증상이 완화된다면 강직성 척추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허리통증과 함께 피부의 건선, 염증성 장염, 눈의 포도막염 등이 발생할 경우에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그 밖에도 목의 움직임이 굳어지거나 허리를 옆으로 잘 돌리지 못할 경우에도 병원을 찾는 게 낫다.

■꾸준한 운동과 약물치료로 증상 완화시켜야

강직성 척추염을 완전히 치료하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꾸준한 유연성 운동과 주기적인 활동을 유지한다면 병의 진행을 상당히 늦출 수 있다. 이 교수는 “격한 운동이 아닌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생활운동을 꾸준히 해 운동범위를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밖에 몸에 부담을 덜 주는 수영이나 필라테스 등도 효과가 좋다.


약물치료는 주로 소염제나 면역억제제를 이용해 면역학적 염증을 줄이는데 중점을 둔다. 염증이 줄어든다면 그만큼 합병증이나 척추의 강직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노 교수는 “다행히 갑자기 사망에 이르는 병은 아니므로 염증을 많이 줄여주면 증세의 차이가 분명히 나타난다”며 “다만 약물 때문에 면역이 저하될 수 있으므로 의사의 지시에 따라 건강을 잘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kueigo@fnnews.com 김태호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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