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황의 법칙’ 버렸다”
2010.02.15 11:24
수정 : 2010.02.15 11:11기사원문
삼성전자가 그동안 지켜오던 ‘황의 법칙’을 버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반도체 메모리집적도가 1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에 최소한 연연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이달 초 하이닉스의 세계 2번째 20나노급 낸드플래시 개발 발표를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됐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지난 9일 20나노급 낸드플래시 개발로 이전까지 삼성과 2년 가까이 벌어졌던 낸드플래시 부문의 기술격차를 단숨에 따라잡았다고 밝혔다.
하이닉스 발표후 삼성전자는 다른 업체보다 한발 빠른 지난해 10월 20나노급 시제품을 개발했고 지난달에는 양산가능한 수준의 제품개발까지 마쳤다고 밝혔다. 항상 ‘세계 최초’, ‘최고’를 주창하는 삼성이 제품개발을 마치고도 발표를 미룬 것은 이례적인 일로 여겨졌다. 기존 ‘황의 법칙’이 적용될 시기에는 당연히 시제품 개발후 이를 발표했어야 했다.
당시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연구소 차원의 시제품만 나오더라도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발표해왔다”며 “앞으로는 양산가능한 제품이 나와야만 개발을 발표하는 것으로 정책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삼성은 ‘메모리 신성장론’에 따라 1년마다 신제품을 발표해왔는데, 지난해 황 전사장이 퇴임한 이후 기간에 맞춰 발표하는 원칙은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황의 법칙’이 폐기됐다는 의미다.
‘황의 법칙’은 황창규 전 반도체총괄 사장이 2002년 국제반도체회로학술회의 총회에서 발표한 “반도체 메모리집적도가 1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선언으로 삼성은 이후 매년 9,10월에 신제품을 발표해왔다. 삼성전자가 더이상 ‘황의 법칙’에 연연치 않는다는 게 하이닉스의 20나노급 낸드플래시 개발 발표로 간접 확인된 것이다.
/hwyang@fnnews.com양형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