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 대표 대학’ 설동호 한밭대 총장을 만나다

      2010.02.18 17:57   수정 : 2010.02.18 17:57기사원문

■“첨단 기술 상용화 지원하니 학생 취업률 따라오던데요”

"학(學)·연(硏)·산(産) 협력도 이젠 전문 분야별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국립한밭대는 산업 분야별로 국내 기업 1200여개사와 대학 교수가 직접 연계하는 미니 클러스터(상호 작용을 통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창출할 수 있도록 기업·대학·연구소 따위를 모아 놓은 지역)를 구축해 기업 활동을 지원하며 기술개발과 함께 신기술의 사업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제4대 국립한밭대 총장에 이어 제5대 총장으로 연임하고 있는 설동호 총장(60)은 'PRIDE 한밭, 산학혁신의 글로벌 스탠더드 대학'을 대학의 비전으로 제시하며 한밭대를 산학협력특성화 대학으로 자리매김해 놓았다. 글로벌 스탠더드 대학이 되기 위한 전략으로 설 총장은 먼저 캠퍼스의 국제화를 손꼽는다. 학생 해외연수, 학점교류, 공동 학위제 등 다양한 국제화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 대학이 국제적 역량과 기준을 갖추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학문연구 분야에서는 학술연구, 선진지식, 정보 및 기술을 상호 교환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학생 교류 분야에서는 학점 교류, 공동 학위제, 봉사활동, 해외어학 연수를 강화함으로써 학생들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교양·지식·기술을 갖춘 경쟁력 높은 글로벌·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고 있지요."

한밭대는 학생들을 해외 대학에 내보내는 대신 해외 대학의 우수 학생들을 적극 유치함으로써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설 총장이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 구축 사업은 대학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이자 한밭대가 세계 수준의 대학으로 나아가는 길이기도 하다.
그는 "해외 유학생들이 창의적으로 학업에 열중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위해 훌륭한 교수를 초빙하고 첨단 기숙사를 건립하고 세계화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고 설명한다.

대덕 연구개발(R&D) 특구에 조성된 산학협력캠퍼스는 글로벌 스탠더드 대학이 되기 위한 설 총장의 두번째 프로젝트라고 할 만하다. 지난 2008년 착공해 최근 완공한 대덕캠퍼스 기술상용화센터는 12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대규모 산학협력 시설이다. 지하 1층, 지상 5층의 건물에 창업보육시설 55개, 신기술연구소 22개, 공용장비실 2개가 들어섰다.

"대덕캠퍼스는 그야말로 산학협력 캠퍼스입니다. 대덕캠퍼스에 입주한 기업과 연구소를 포함해 인근 기업 및 연구소의 각종 산업 활동과 관련된 연구세미나 등을 돕기 위한 시설뿐만 아니라 첨단 정보자료실, 8개의 회의실, 200석 규모의 대세미나실, 다용도 비즈니스 지원실 등이 부대시설로 갖추어져 있습니다. 대덕 R&D특구와 연계해 앞으로 우리나라가 먹고 살아갈 신기술 사업화의 전진 기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대덕캠퍼스 기술상용화센터는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나 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전망 있는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하는 곳이다. 특허나 신기술은 있지만 사업화와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 기업에 시제품 생산을 비롯해 경영관리와 마케팅까지 지원, 기업을 일으켜 세워주는 시설인 셈이다.

"한밭대는 이에 앞서 중국 쑤저우에 산학협력연구개발센터(이하 쑤저우센터)를 설치해 대전 지역 기업의 중국 진출을 돕고 있습니다. 쑤저우센터는 기업을 대신해 중국 현지지사 기능과 수출 및 중국 투자 종합컨설팅 등의 지원기능을 수행합니다. 산학협력의 활동 범위를 국제적으로 넓혀 새로운 형태의 산학협력 체제를 구축한 것입니다."

쑤저우센터가 위치한 중국 쑤저우 공업원구는 중국과 싱가포르 정부가 합작 투자해 조성한 중국 국가급 경제특구다. 현재 110여개의 한국기업과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 총장은 "쑤저우센터는 유망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해외 판로 개척에 필요한 제반 활동을 거래 성사 단계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합니다. 대전·충남지역 중소 벤처기업의 해외판로 개척 활동과 다양한 요구사항에 1대 1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지난해 국내 기업의 50억달러 대 중국 수출에 견인차 역할을 했습니다"고 설명한다. 이 같은 실적에 힘입어 설 총장은 올해 쑤저우센터에 이어 옌볜과 베이징, 몽골에도 산학협력개발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전한다.

물론 국내 대학들은 앞다투어 학·연·산의 산학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형식적인 경우가 상당수다. 한밭대는 다르다. 기업, 연구소, 정부기관과의 폭넓은 유대와 고효율의 산학협력으로 학생은 취업이 잘 되고 학교와 기업은 수익을 높이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매년 발표하는 취업률에서 한밭대가 지난 2004년 이후 6년간 빠지지 않고 전국 최고 수준의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2009년 졸업생 2000명 이상 3000명 미만 그룹에서 취업률 85.2%를 기록해 전국 1위를 차지했다.

"한밭대가 취업이 잘 되는 이유는 학생들의 취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산학협력이 거둔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산학협력을 수행하면서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지역 산업체와 클러스터를 대상으로 필요한 인력 양성 분야를 선정한 후 산업계의 수요에 부합하는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한밭대는 기업체와 현장 적응 능력을 키우는 현장실습학점제, 이론과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주는 종합설계과정(Capstone Design), 창의성공학, 현장의 이해, 산학연계과정 등 차별화되고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세계 수준의 공학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공학교육인증제(ABEEK)를 운영함으로써 학생들의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도 이 대학만의 자랑거리다.

한밭대는 지난 2008년 6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세계 수준의 연구 중심대학(WCU)에 선정됐다. '에너지 변환/저장 시스템을 위한 다양한 전기화학 전극 소재 제조 및 응용연구'를 주제로 세계 석학 초빙사업에 선정된 것이다. 응용화학생명공학부 고장면 교수가 과제 책임자이고 고든 월리스 호주 울릉공대 교수가 해외 석학으로 초빙됐다. 월리스 교수가 지난해 말 내한해 학생들에게 직접 강의를 했고 참여교수들과의 공동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설 총장은 이처럼 대학경영을 하면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일을 좋아한다. 그는 "알찬 교육으로 실력 있는 창의적 학생을 기르고 첨단연구 기술개발 상품화로 지역과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며 인류사회에 봉사를 실천하며 유익한 성과를 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대학구성원이 능력과 열정을 다해 실천하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고 강조한다.

지난 7년간 한밭대 총장으로 재임하면서 학생들의 실력을 높이 평가받아 각 직장과 사회로부터 사랑받는 학생으로 성장한 것이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고 그는 회고한다. 특히 구성원들이 최선을 다해 전국 최고 수준의 국책사업 수행대학으로 선정돼 교육력과 연구력을 강화하고 대덕캠퍼스를 마련하는 등 대학 건물과 설비를 첨단화함으로써 모두가 오고 싶어하는 대학이 되도록 한 것이 가장 보람 있었다고 한다.

인생의 멘터로 주저 없이 마하트마 간디를 내세우는 설 총장. 그가 대학 행정가로 성공한 것도 간디의 삶을 본받고 실천한 데 있었다고 말한다. "행동으로 실천하고 봉사하는 그의 사상과 정신을 마음속 깊이 새기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목표를 세우고 긍정심을 갖고 최상의 방법으로 끝까지 노력하면 무슨 일이든 다 성취할 수 있습니다.
"

■설동호 총장은…

1950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난 그는 한남대를 졸업하고 충남대에서 영어학 석사와 영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전산업대와 국립한밭대에서 영어를 강의한 그는 지난 2002년 7월 제4대 총장으로 취임했으며 뛰어난 실적으로 제5대 총장 연임에 성공했다.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

■사진설명=설동호 국립한밭대 총장은 "행동으로 실천하고 봉사하는 간디의 사상과 정신을 마음속 깊이 새기고 살아가고 있다"며 "목표를 세우고 긍정심을 갖고 최상의 방법으로 끝까지 노력하면 무슨 일이든 성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김범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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