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화산폭발 장기화되면 항공업계 공멸

      2010.04.21 16:23   수정 : 2010.04.21 16:19기사원문
아이슬란드 화산폭발로 내려졌던 항공기 운항금지조치가 조금씩 풀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 대란으로 경제적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지가 2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닛산자동차는 소형차 큐브를 비롯한 일부 차종의 생산을 아일랜드에서 공급받는 부품 부족으로 21일부터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독일의 BMW와 아우디도 부품 공급 차질로 일부 공장에서 생산을 일시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광산업의 경우 미국은 입국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하루에 약 1억3000만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으며 20일까지 6억5000만달러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미국 CBS방송이 보도했다.

미국관광협회는 국제선 항공기 1대가 미국에 착륙할 때마다 승객들이 머무르면서 평균 약 45만달러를 소비하며 이는 관련 종사자 약 5명의 임금에 해당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 공항에서 주류제품을 포함한 면세품 판매가 타격을 입고 있어 하루에 2500만유로의 매출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왕래하는 여행객들이 줄어들고 공항에 고립된 승객들도 물건을 구매할 의욕이 떨어진 상태여서 이번 항공대란은 이미 지난해에 한 차례 침체를 겪은 면세점들에 다시 찬물을 끼얹었다.

아울러 아시아에서 항공기들이 들어오지 못하면서 주요 고객인 중국 관광객들의 입국이 끊겨 면세점들의 매출감소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농업에 의존하고 있는 케냐는 지금까지 수출하려던 꽃 1천만송이를 폐기시켰으며 유럽으로 수출되려던 농산물들은 보관할 창고가 모자라 가축용 사료로 사용되고 있다. 또 공항에 냉장시설이 없는 가나에서는 파인애플이 수확되지 못하고 방치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반면 이번 항공대란으로 때아닌 특수를 누리는 나라들도 있다.

노르웨이를 비롯한 북대서양에서 잡히는 연어의 공급이 중단되면서 대신 뉴질랜드로 주문이 몰리고 있어 현지 양식업자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CNN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뉴질랜드 킹새먼사는 보통 하루에 5박스였던 주문량이 지난 19일에만 500박스로 급증하면서 직원 420명이 중동, 동남아시아와 일본의 고급 레스토랑 및 유통업체에 납품할 연어를 포장하느라 연장근무까지 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또 뉴질랜드 화훼업자들도 네덜란드에서 공급받던 난초가 끊긴 북미지역의 수입업자들로부터 주문이 몰리고 있으며 5월 결혼철까지 앞두고 있어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일부 카리브해 국가들에서도 고립된 여행객들이 호텔에 투숙하고 일반 관광객들도 몰리면서 관광업계가 활기를 띄고 있다.

자메이카는 영국인 관광객 2500여명의 발이 묶이면서 숙박업소들 뿐만 아니라 택시회사에서 전화회사들까지 다양한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한편, 사이먼 틸포드 유럽개혁센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하지만 모든 항공편이 중단돼지 않는 한 유럽경제에 끼칠 손실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유럽경제가 무역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있는데다 대부분 유럽연합(EU) 27개국 안에서 교역이 이뤄지므로 피해가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에릭 닐슨 골드만삭스 수석 유럽지역 이코노미스트도 유럽에서 항공화물산업이 유로존 16개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0.2%에 불과해 손실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주에 폭발한 에이야프얄라요쿨에 이어 더 큰 화산인 인근의 카틀라가 폭발할 경우에는 유럽의 농축산업에 피해를 입히고 더 짙은 화산재로 인해 심각한 항공대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미국 지질학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지금까지 역사기록을 보면 카틀라가 항상 에이야프얄라요쿨의 뒤를 이어 폭발했기 때문에 언제 터질지는 시간문제라고 전문가들이 밝히고 있다. 에이야프얄라요쿨도 마지막으로 폭발했던 1821년에는 활동이 13개월동안 지속된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번 화산폭발 이후 5일 동안 세계 항공업계가 하루에 2억달러의 손실을 입은 가운데 만약 운항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전체가 파산할 수도 있다고 팀 클라크 에미레이트항공 사장은 경고했다.

/jjyoon@fnnews.com윤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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