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이 1600억 꿀꺽..투자자 보호막 없었다
2010.04.27 06:00
수정 : 2010.04.26 22:46기사원문
각각 수백억원에 달하는 횡령에도 3개사 모두 지난 2008년, 2009년 회계감사에서 '적정' 의견을 받았던 곳이어서 투자자들의 울분이 더 커지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액티투오와 에스씨디, 엔티피아는 이날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정지 기간은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다.
액티투오와 엔티피아는 지난 주말 전 경영진으로부터 각각 151억원, 297억원의 횡령혐의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공시했으며 에스씨디는 전 대표이사가 808억원의 횡령혐의와 357억원 규모의 배임혐의로 구속됐다고 밝혔다.
코스닥 상장사 3곳에서 동일인이 총 16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회삿돈을 횡령·배임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것. 자기자본 대비 횡령·배임 혐의 규모와 내부통제 상황, 재무구조 등을 따져 퇴출 여부를 가리는 실질심사 대상이 될지 결정된다.
문제는 검찰 수사결과에 따르면 횡령·비리 혐의와 허위공시, 시세조종 등을 이용한 부정거래가 지난 2008년 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내부적으로 지속됐지만 투자자들을 위한 보호막은 전혀 작동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액티투오의 2009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 제출이 늦어졌을 뿐 3개사의 2008, 2009년 감사의견은 모두 '적정'이었다.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담당 회계법인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에스씨디와 엔티피아는 현재 대주주와 경영진이 바뀐 상황이지만 검찰의 기소 소식이 공시되면서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가리게 됐다. 에스씨디는 지난 12일 대주주 지분인수도가 마무리됨에 따라 액티투오에서 모닝스타얼라이언스로 대주주가 변경된 바 있다.
일단 회사측 역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횡령 금액이 많이 부풀려졌다는 것.
에스씨디 관계자는 "에스씨디 횡령·배임 규모의 경우 약 3년간 계열회사 명의의 대여금 출금 총액이 누적된 금액으로 이중 대부분은 그 당시 회수됐고 지난해 말 일부 잔액이 남아 있었으나 이것도 최근 대부분 원금과 이자가 회수된 상태"라며 "검찰에서 어떠한 근거로 횡령금액을 계산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부풀려진 규모로 신인도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에스씨디와 엔티피아 경영진은 전 최대주주인 액티투오로부터 주식 및 경영권 양수도를 통해 신규로 선임된 만큼 과거 경영진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hug@fnnews.com 안상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