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지 월마트, 여성 직원 부당대우 소송 휘말려 수십억달러 보상할 수도

【로스앤젤레스=강일선특파원】 월마트가 여성 직원들에 대한 차별대우 소송에 휘말려 수십억 달러를 보상할 위기에 처하게 됐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고등법원은 이날 성차별 혐의로 제소된 월마트에 대해 6대5의 근소한 차로 집단적 피해를 인정함으로써 1백만명이 넘는 여성 직원들이 앞으로 월마트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줬다.

10년간 끌어온 월마트의 이번 사건은 미 역사상 종업원에 대한 차별대우 케이스로는 최대 규모다.

고등법원은 이날 개인이 아닌 집단의 피해가 인정된다고 판시, 앞으로 월마트의 피해 여직원들은 회사를 상대로 집단 피해보상 청구를 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월마트는 피해 종업원들에게 수십억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하게 될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이 소송은 지난 2001년 남성 직원들에 비해 급여가 적고 임금 인상 시에도 남성보다 더 적은 인상율을 적용받아온데다 남성에 비해 승진 기회가 적다며 6명의 여성 직원들이 법원에 제소함으로써 비롯됐다.

원고측은 월마트의 시간제 근로자 가운데 65%가 여성이지만 매니저급의 33%만이 여성이라며 이는 성차별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월마트는 고등법원의 판결에 대해 불복, 연방 대법원에 상고하기로 결정했다. 월마트는 이어 이번 사건은 개인별로 차별적 대우가 있었던 만큼 집단소송보다는 개인 소송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월마트의 법률고문인 제프 기어하트는 “소송을 제기한 6명의 개인들은 여성 연합을 대표한다고 볼 수 없다”며 집단 소송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월마트는 민간기업으로는 미국 내 최대규모의 인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임직원 수가 현재 140만명에 이르고 있다.

법률전문가들은 고등법원의 이날 판결로 원고들이 월마트와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다수의견을 제시한 마이클 데일리 호킨스 판사는 판결문에서 “이 집단소송의 규모가 크긴 하나 단지 규모만으로 이번 사건을 방치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에 소수의견을 낸 판사들은 “이번 사건은 집단 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월마트 측의 주장에 동의했다.

한편, 원고 대표인 베티 듀크씨는 성명을 통해 “그동안 시간도 무척 오래 걸렸고 소송에 필요한 작업량도 방대했지만 이제 우리는 법원을 통해 우리가 요구해왔던 것들을 모두 관철시키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