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박삼구―찬구 형제 다시 손잡나
2010.05.14 19:00
수정 : 2010.05.14 19:00기사원문
이날 오전 두 사람은 조문객을 맞기 위해 빈소 내 의자에 나란히 앉았으며 박삼구 명예회장이 먼저 자신의 오른손을 의자에 걸쳐 있던 동생의 왼손 위에 얹었다. 그리고는 동생의 손을 잡고 천천히 말문을 트기 시작했고 박찬구 회장도 이에 응하면서 이후 둘은 서로 마주보며 담소를 나눴다. 또 간간이 미소를 지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후에도 이들은 여러 차례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목격됐다.
조문기간 형제가 이처럼 대화하는 모습은 지난 12일과 13일 다소 ‘냉랭’한 분위기가 감돌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이런 형제의 모습을 지켜본 이들도 “오늘 빈소 분위기는 지금까지와는 달라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박삼구·찬구 형제가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서로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성급한 감이 없진 않지만 그룹 재건을 위해서는 형제가 다시 힘을 합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머니를 마지막으로 보내며 자연스럽게 의기투합을 다짐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룹 관계자는 “오늘 보여준 형제 간의 분위기가 그룹 경영에까지 이어진다면 어려운 그룹을 다시 일으키는 데 더할 나위 없이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작년 7월 그룹 경영을 둘러싸고 이들 형제의 갈등으로 큰 내분을 겪었고 이후 주요 계열사의 워크아웃과 이에 따른 형제 간 분할경영으로 사실상 그룹 지위를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한편, 이날 빈소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정동영 민주당 의원 등 정·관계 인사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구학서 신세계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 재계 인사의 조문이 이어졌다.
/yscho@fnnews.com 조용성기자
■ 사진설명 = 14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 부인 이순정 여사의 빈소에서 박삼구 금호아시나아 명예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조문객을 맞고 있다. 박삼구·찬구 회장 형제는 이날 다정하게 담소를 나눠 화해의 물꼬를 튼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