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남자여∼ 담배부터 끊어라
2010.05.26 18:35
수정 : 2010.05.26 18:35기사원문
암의 경우도 남성 흡연자에서 폐암발생 위험도가 비흡연 남성에 비해 4.18배 높으며 위암은 2.38배, 간암 1.5배, 식도암 4.46배, 방광암 1.7배, 구강암 1.75배, 후두암 3.1배로 흡연이 주는 폐해가 크다.
■담배, 왜 해로울까
대부분의 흡연자가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것을 알고 흡연자 중 60∼70%는 담배를 끊고 싶어한다. 하지만 니코틴 중독증상 때문에 실제 금연을 실천하기는 어렵다. 니코틴에 중독되면 니코틴이 지속적으로 공급되지 않을 경우 불안감이나 정신집중이 잘 안되는 등의 금단증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담배 연기가 흡입되어 뇌에 작용을 미치는 데는 불과 7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또 한번 흡수된 니코틴이 몸 밖으로 완전히 배출되려면 약 3일이 걸린다. 누적되면 모세 및 말초혈관 수축, 혈압상승, 심박동항진, 신경자극, 위산분비 증가, 혈청 지질 변화, 혈소판 응집력 증가 그리고 혈관벽 손상을 일으켜 동맥경화를 촉진한다.
흡연 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는 연탄가스와 같은 성분이다. 체내로 흡입되면 혈액 내 헤모글로빈과 결합, 산소의 운반을 방해해 만성적인 산소부족 상태를 만든다. 따라서 세포에서 필요한 산소 전달을 방해해 쉽게 피로하고 동맥벽 안쪽 세포의 손상 복구를 더디게 해 소화성 궤양, 동맥경화, 세포 조기노화의 주요인이 된다.
■발기부전에도 영향
흡연이 끼치는 수많은 해악 중 비뇨기과 분야에서는 발기와 관련된 것을 빼 놓을 수 없다. 발기부전에 관한 역학연구로 유명한 미국 매사추세츠 남성노화연구에서는 흡연이 발기부전의 중요한 위험인자 중 하나임을 밝힌 바 있고 다른 많은 역학조사에서도 흡연자는 발기부전이 2배 이상 증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홍준혁 교수는 “담배를 끊으면 발기부전 발생이 다시 감소한다”며 “특히 젊은 사람일수록 발기부전에 다른 원인이 있을 가능성이 작기 때문에 담배를 끊으면 발기력이 회복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흡연은 음경에 혈류를 공급하는 내음부동맥과 음경동맥에 동맥경화를 초래하고 발기조직인 음경해면체 평활근의 이완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이 여성의 임신능력을 떨어뜨려 불임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남성암 발생순위 중 5번째를 차지하는 방광암은 흡연자에서 4배 이상 높은 발생빈도를 보이며 신우암 3배, 신장암 2배 등 비뇨기계 암의 발생을 증가시킨다.
■담배 피우면 뼈도 늙는다
흡연자라면 담배 속의 독소로 인한 폐암, 성인병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흡연이 근골격계 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특히 직장인에게 많은 허리디스크에도 흡연이 영향을 준다.
서울 튼튼병원 척추센터 김정훈 원장은 “흡연으로 생기는 일산화탄소는 몸에서 산소를 공급하는 혈액의 기능을 저하시키는데 혈액 공급이 줄어들면 허리디스크에 영양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디스크가 푸석푸석해지고 딱딱해지는 퇴행이 일찍 시작된다”며 “또한 혈액공급 저하로 근력과 지구력을 떨어뜨리고 담배에 있는 니코틴이 결합조직을 연결시켜 주는 콜라겐을 파괴해 허리 전체를 약화시켜 디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흡연으로 천식이 발생해 기침을 자주 할 경우 복부와 척추디스크 내의 압력이 증가하는데 이는 디스크에 압력을 증가시켜 지속적인 충격을 주게 된다. 이 때문에 반복적인 기침이 심각할 경우 디스크 파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외에도 흡연은 척추 뼈의 칼슘과 미네랄 성분의 감소를 초래, 골다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한번에 끊어야 성공 쉬워
서울시북부노인병원 내과 이향림 과장은 “평소 만성 기관지염이나 천식, 호흡기 장애, 고혈압, 당뇨, 동맥경화 등을 앓는 사람이라면 당장 끊는 것이 건강 회복에 도움이 된다”며 “담배를 피우는 노인은 치매나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높고 심혈관 질환에 노출될 확률도 높기 때문에 70대라도 건강한 여생을 위해 금연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담배는 7∼15일 전 준비해 단숨에 끊는 게 좋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백유진 교수는 “흡연량을 점점 줄여가는 방법도 있지만 금연 성공률이 낮기 때문에 한번에 끊는 게 좋다”며 “술을 마신 후에는 흡연욕구가 더 강해지기 때문에 금연을 시작하고 나면 술자리를 과감히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금연을 시작하면 처음 3일 정도가 가장 힘들다. 흡연욕구가 강할 때 서서히 깊게 호흡하거나 물을 천천히 마시면 도움이 된다. 이 시기에 운동을 시작하면 금연에 큰 도움이 되고 금연 후 흔히 생기는 체중 증가도 막을 수 있다. 또 불안, 손 떨림, 식은땀 등의 금단증상을 완화해 주는 ‘니코틴 껌’이나 피부에 붙이는 ‘니코틴 패치’ 등의 보조요법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