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의 투기장으로 변한 아프리카

      2010.07.28 18:32   수정 : 2010.07.28 18:32기사원문
르몽드 세계사(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획/휴머니스트)

오늘날 국제정세는 역사상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복잡한 양상을 띠며 커다란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다. 교역과 금융의 세계화에 따른 부작용과 이로 인한 글로벌 위기, 초강대국 미국의 세력 약화와 함께 유럽연합, 중국, 인도 등이 새로운 힘으로 대두되고 있는 다극화 체제의 부상, 인류 문명을 위협하고 있는 지구온난화와 이로 인한 환경적 재앙, 검은 대륙 아프리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강대국들의 이권 다툼 등은 우리에게 이제 과거와는 다른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의 창’이라 불리고 있는 프랑스의 진보적 국제관계 월간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기획한 ‘르몽드 세계사’(원제 ‘뒤집어본 세계’)는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주요 사건들을 뒤집어봄으로써 이면에 감추어져 있는 함의를 드러내고 궁극적으로 세계를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바꾸기 위해 행동할 것을 주장한다. 실제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폭력성을 드러내고 있는 금융자본소득에 세금(토빈세)을 매기자는 시민운동의 조직에 앞장서고, 세계금융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세계경제포럼’에 맞서 세계 민중이 주체가 된 ‘세계사회포럼’을 여는 데 주역으로 나서기도 한다. 이 책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이러한 비판정신과 변화에 대한 실천 의지를 그대로 담고 있다.

‘세계질서의 재편과 아프리카의 도전’이라는 부제를 달고 두번째로 소개된 ‘르몽드 세계사 2’는 ‘새로운 국제역학관계’ ‘세계를 보는 시각’ ‘에너지의 도전’ ‘계속되는 분쟁’ ‘전환점을 맞은 아프리카’ 이렇게 5개 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새로운 힘의 관계가 지정학과 국제문제들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살피고, 2부 ‘세계를 보는 시각’에서는 군사 강대국이면서 세계 제일의 채무국으로 전락한 미국, 새롭게 부상하는 중국·러시아·인도 등 주요 나라의 현황과 전망을 살피고 있다. 3부 ‘에너지의 도전’은 지구온난화의 위협이 인류에게 화석연료 대신 지속가능한 에너지 개발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깨끗하고 올바른 발전이 가능한지 진지하게 고찰한다.
이어 4부 ‘계속되는 분쟁’에서는 세계통합이 오히려 분쟁을 강화시키고 있음을 고발하면서 모든 국가를 평등하게 존중하는 국제기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마지막 5부 ‘전환점을 맞은 아프리카’에서는 극심한 경제 불균형, 도시화, 폭발적 인구 증가와 에이즈, 빈민, 종족 갈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대륙의 실상을 전하고 아울러 최근 들어 강대국들이 아프리카를 자국의 이익실현을 위한 경쟁터로 삼고 있는 현실을 비판한다. ‘르몽드 세계사’ 첫번째 책(우리가 해결해야 할 전 지구적 이슈와 쟁점들)이 아시아에 주목했다면 두번째 책인 이 책은 아프리카에 초점을 맞추고있다.

이번 책에는 특히 홍기빈(글로벌 정치경제연구소 소장), 성일권(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발행인), 강수돌(고려대학교 경영학부) 등 한국의 전문 필진의 글이 실려 있어 우리의 관심을 더하고 있다.
최근 천안함 사건을 둘러싼 미국, 러시아, 중국의 입장을 지켜보며 우리는 한반도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함을 통감했다. 이제부터라도 냉철한 시각으로 세계 변화의 흐름을 읽고 또한 우리 자신을 되돌아봄으로써 ‘포스트 아메리카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이 책은 그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ceo@bookcosm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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