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시프트 분양 전환”..SH,부채 줄이기 팔걷었다

      2010.08.16 18:37   수정 : 2010.08.16 18:37기사원문
서울시가 강도 높은 재정건전성 강화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서울지역의 공공주택 공급을 담당하는 시 산하 SH공사도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SH공사는 13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감축하기 위해 오는 9월 공급할 예정인 강동구 강일지구 등의 장기전세주택(시프트) 중 114㎡ 이상 대형 물량의 상당분을 분양으로 전환키로 했다. 또 수익성 제고를 위해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임대료를 갱신기간과 시기에 따라 최대 인상폭만큼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은평뉴타운 대형면적 미분양 해소를 위해서는 잔금 할부납부 등 다양한 판촉 정책을 준비중이다. 이번 부채감축 대책에 따라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불안이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114㎡ 이상 시프트 분양으로 전환

16일 서울시와 SH공사의 부채감축 대책에 따르면 SH공사는 13조원에 이르는 부채를 감축하기 위해 청약 미달 사태를 빚고 있는 전용 114㎡ 이상 대형 시프트는 앞으로 분양으로 전환하고 보유자산에 대해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매각키로 했다. 이에 따라 내달 공급할 예정인 강동구 강일지구와 강서구 마곡지구, 송파구 위례신도시 등의 114㎡ 이상 시프트 중 전체 공급물량의 절반에 이르는 1134가구는 분양으로 전환된다.

SH공사는 또 최근 경기침체 등으로 미분양된 은평뉴타운의 전용 134㎡와 166㎡는 분양가의 60%인 잔금에 대해 3∼5년간 이자를 분할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판촉 방안을 시행키로 했다.


SH공사 관계자는 “주변 시세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있는 데다 분양대금이 일단 들어오는 것인 만큼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실제 은평뉴타운 미분양 물량도 일주일에 1∼2가구가 소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차입금 규모를 줄이기 위해 올해 말로 예정된 보금자리주택지구(강남구 세곡, 서초구 내곡, 구로구 항동) 등의 토지보상금 지급도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다.

부채비율이 500%에 이르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차입금 규모를 줄이고 사업진행 속도를 최대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2007년 이후 무리한 사업진행으로 현재 단기적 유동성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이 고비를 넘기기 위해서는 풍부한 현금 흐름이 절대적이다.

■임대료는 인상, 선분양제 도입

서울시 전역에 공급된 시프트와 공공임대주택의 임대료도 연간 최고 5%까지 인상된다. 2년이 기본계약기간인 것을 감안하면 계약 갱신 때마다 최대 10%까지 오를 수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임대차보호법에 따라서 임대보증금은 연간 5%까지 올릴 수 있으며 계약을 갱신하면 주변 전셋값 시세에 따라 올릴 수 있는 것”이라면서 “지방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LH와는 달리 SH공사는 최근 임대료를 인상하지 못한 만큼 임대료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SH공사는 또 임대주택과 관련해 서울시와 정부에 지원금을 올려줄 것을 요구키로 했다.

SH공사 유민근 사장은 “SH공사의 부채규모는 2006년 금융부채와 민간차입금을 합쳐서 6조 5000여억원인 데 불과했지만 2007년 들어 1년 동안 1조9000억원이 늘었다”면서 “지방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땅값이 비싼 만큼 정부에 그에 상응하는 임대주택 보조금 증액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 주거불안 가중 우려

문제는 SH공사의 이 같은 허리띠 졸라매기로 인해 공공임대주택인 시프트의 임대료 부담이 늘고 서민용 분양주택 공급도 크게 위축돼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번 대책에 따라 서울시내 대규모 시프트 공급은 사실상 올해가 마지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SH공사 관계자는 “대규모 주택사업계획을 일단 중단한 만큼 시프트 공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도 “2018년까지 13만가구의 시프트를 공급키로 한 것은 도심의 재개발·재건축과 역세권시프트를 통해 충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개발 프로젝트 줄줄이 축소

서울시가 재정건전화의 일환으로 대형 개발사업의 시기를 대폭 조정할 계획인 만큼 현재 진행중인 주택사업과 도시개발사업이 크게 축소되거나 사업시기가 연기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총 1조원의 사업비가 들어가는 강변북로 지하화 사업은 주변 개발사업인 서부간선도로 지하화(2016년 완공 예정) 및 용산역세권 개발사업과 연계해 전체적인 사업일정을 2∼3년가량 미루기로 했다. 약 9000억원이 투입된 강서구 마곡워터프론트의 수변공간 규모는 대폭 축소된다.


서울시 김상범 경영기획실장은 마곡지구 워터프론트 개발과 관련, “원래의 취지인 첨단산업단지를 살리는 범위에서 수변공간은 시민들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수준으로 조성할 것”이라면서 “오는 9월 예산 편성이 마무리되면 사업규모가 얼마나 줄어들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jkim@fnnews.com김명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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