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지구’ 찾기, 2014년 100% 분석 가능
2010.10.08 06:10
수정 : 2010.10.07 22:37기사원문
지난달 말 발표된 20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글리제 581g라는 행성은 인류가 최초로 발견한 ‘또 다른 지구’의 조건을 갖춘 행성으로 파악됐다.
글리제 581g는 지구에서 약 193조㎞ 떨어진 항성(태양 등의 별) ‘글리제 581’을 공전하는 행성 가운데 여섯 번째로 발견된 행성이다.
이 행성에 생명이 존재할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는 항성에서의 거리가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아 액체상태의 물이 존재할 것으로 확신되기 때문. 하지만 액체상태의 물이 존재한다고 해서 반드시 생명이 존재할 것이라는 생각은 모든 전문가들의 의견이 아니다.
■‘희귀한 지구’ 대 ‘평범한 지구’
우선 가장 큰 시각차는 ‘생명이 사는 행성인 지구의 조건이 얼마나 보편적인가’에 대한 관점에서 비롯된다. ‘희귀한 지구’라는 저서를 낸 피터 워드·도널드 브라운리 박사 등은 지구의 생명은 너무나도 희귀하고 특수한 상황에서 탄생해 유지된 기적 같은 존재이므로 글리제 581g와 같은 행성을 발견해도 생명이 없을 것이란 의견이다.
반면 ‘평범한 지구’, 혹은 ‘생명의 보편가능성’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외계행성에서 상당부분의 조건이 지구와 유사할 경우 생명은 거의 확실히 존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다량의 액체상태 물이 존재한다는 점이 완벽히 증명되더라도 그 결과만으로는 20광년 너머에 있는 행성의 생명존재 여부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천문연구원 외계행성연구그룹 김승리 박사는 “글리제 581g의 경우 항성의 온도, 항성과 행성 간의 거리 등을 계산한 결과 지구와 유사한 상태로 액체상태 물이 존재할 확률이 높다는 천문학적 의견이 반영된 것일 뿐”이라며 “반드시 그곳에도 숲이 있고 동물이 있다는 뜻으로 확대해석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이르면 2014년부터 파악 가능
보다 정확하게 외계행성 생명을 찾으려면 행성 대기의 스펙트럼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김 박사는 “이를테면 수증기나 생명의 부산물인 산소, 메탄, 질소화합물 등 다양한 가스가 의미 있게 생산되고 있는지 등의 정보를 직접 관측할 수 있다면 생명의 존재여부를 알 수 있어 최근 이 분야 연구가 활발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생명의 흔적’이 대기 중에 활동적으로 파악된다면 생명의 존재여부는 거의 확실해진다.
실제로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기구(ESA)는 오는 2014년께 다량의 초강력 우주망원경을 발사해 이러한 정보를 측정할 계획이다. 또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도 2014년에 발사돼 외계행성을 탐색하게 된다.
기술발달로 지상에서도 이러한 정보를 얻을 가능성도 높다. 기존 지상의 거대망원경들은 지구의 대기 때문에 분산·흡수되는 미세한 정보들을 얻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지만 점차 민감한 장비들이 개발되면서 차츰 분해기능이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리제 581g를 발견한 미국 카네기연구소의 폴 버틀러 박사는 “앞으로 10년 안에 지상 망원경으로도 글리제 581g와 같은 행성을 수십 개 이상 발견한다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생명이 존재하는 외계행성에 직접 가는 것은 수십 년도 더 걸릴 수 있지만, 이러한 외계행성의 관측자료를 접할 시점은 그리 멀지 않다는 얘기다.
/kueigo@fnnews.com김태호기자
■사진설명=외계행성계를 묘사한 상상도. 천문학자 및 천체물리학자들은 이르면 오는 2014년부터 외계행성들의 대기가스 스펙트럼을 분석하는 우주망원경 등을 통해 행성의 생명 존재여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