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 ① 오영호 G20비즈니스서밋 집행위원장

      2010.11.04 17:19   수정 : 2010.11.04 17:19기사원문
한 달여 전부터 오영호 G20 비즈니스 서밋 집행위원장(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 50층의 널찍한 '부회장실'을 버리고 51층 화장실 옆 '쪽방'으로 이사했다. D-30을 맞아 서울 G20 비즈니스서밋 조직위원회가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건물에서 무역센터 51층으로 이전하자 그도 집무실을 50층에서 51층으로 옮겼다. 직원들이 수시로 드나들면서 비즈니스서밋 관련 보고와 회의가 가능하도록 조직위 직원들과 51층에 함께 머물면서 상황을 진두지휘하는 게 효율적이란 판단에서다.

그 바람에 무역협회에선 오 부회장에게 결재받으러 온 직원들이 화장실 옆으로 나란히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이를 두고 주변에선 오 부회장이 지난 2005년 경북 경주 방폐장 부지 선정 문제에 해결사로 긴급 투입됐던 모습과 흡사하다는 반응이다.
당시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 차관보였던 그는 서열상 아래인 자원정책실장으로 투입돼 약 7개월간 전력투구해 잘 마무리 지은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당초 목표했던 대로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에 글로벌 기업인 120명의 참석을 확정지었다고 발표했다. 오 부회장을 중심으로 40여명의 조직위 직원이 합심해 수개월간의 강행군 끝에 얻은 결과물이었다.

오 부회장을 중심으로 조직위 직원들은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을 섭외하기 위해 모든 외교 채널, 기업인, 정부 인사들의 모든 망을 풀가동했다.

현재 오 부회장은 G20 개막이 본격 카운트다운되면서 조직위 직원들을 독려하며 모든 역량을 결집시키고 있다. 그도 오전 3시 퇴근, 오전 7시 출근이란 기록적인 일정을 소화해내면서 G20 비즈니스 서밋 조직위를 이끌고 있다. 이날도 오전 3시에 퇴근했다는 그는 전날의 강행군으로 눈이 빨갛게 충혈돼 있었다. 그는 "부족한 잠은 쪽잠으로 대신하고 있다"며 시쳇말로 "죽을 것 같다"고 웃어넘겼다.

발걸음은 빨랐지만 여유가 묻어 나왔다. 올해만 상반기의 중국 상하이엑스포 한국기업관 사업에 이어 벌써 두번째 초대형 국제사업을 도맡아 처리해서인지 열정과 관록이 느껴졌다.

그는 향후 국제정치경제 구조가 기존 정부 중심에서 민·관 공조체제로 재편되고 있어 과거에 비해 기업의 위상과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이 점차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G20이 전환기에 선 세계 경제에 이정표를 제시해 줄 것이란 게 그의 판단이다.


오 부회장은 "글로벌 경제질서 재편에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서울 G20 체제는 세계경제사의 일대 전환기"라며 "이번 G20 비즈니스 서밋의 정례화, 제도화가 이뤄지면 세계에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아닌 '코리아 이니셔티브'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그는 한 가지 바람을 내비쳤다.
"실제 해외 CEO들을 섭외해 보니 국내 대기업과 외국 글로벌 기업들 간 네트워킹이 생각보다 취약하다는 걸 발견했다"며 "이번 회의를 계기로 한국 기업들이 국제경제질서 구축의 일원으로 대접받을 뿐 아니라 별도 행사로 준비한 비즈니스 미팅으로 기업들이 다양한 사업 기회와 교류를 강화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hcho@fnnews.com조은효기자

■오영호 G20비즈니스서밋 집행위원장 약력 △58세 △서울 △서울고 △서울대 화공과 △행정고시 23회 △대통령비서실 △산업자원부 산업기술과장 △주미대사관 상무관 △국무총리실 외교안보·의정심의관 △산자부 차관보 △대통령비서실 산업정책비서관 △산자부 제1차관 △서강대 교수 △한국무역협회 부회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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