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음주 측정 거부했어도 절차 무시했다면 무죄”

      2010.12.16 05:45   수정 : 2010.12.15 22:21기사원문
운전자가 음주측정을 거부한다 해도 변호사 선임권 고지 등 관련절차를 무시한 채 연행했을 경우 무죄라는 확정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음주측정 거부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기소된 최모씨(38)에 대해 무죄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은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를 무시한 강제연행이 위법한 체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면서 “이처럼 법을 어긴 음주측정요구에 응하지 않은 최씨의 행위를 도로교통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어 무죄라고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최씨는 지난 2009년 6월 오전 6시30분께 경기 부천에서 자신의 차를 몰고 한 건물 안 지하주차장에 진입하다 안전유도등을 들이받아 관리인 김모씨에 의해 음주운전으로 신고됐다.
부천 중부경찰서 경찰관 2명은 음주측정기가 설치되지 않은 차를 타고 현장에 출동, 최씨에게 지구대로 가서 음주측정을 하자고 요구했으나 거부하자 경찰관 2명을 추가 파견해 지구대로 연행한 최씨에게 3회 음주측정 요구를 했으나 거부하자 음주측정 거부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1심 재판부는 음주운전 정황을 인정해 최씨에게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경찰이 강제연행을 하면서도 피고에게 현행범으로 체포한다는 사실이나 변호사 선임권을 고지하는 등 강제처분에 관한 형사소송법상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며 최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ksh@fnnews.com김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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