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계약 변경, 대기업 특혜 의도"..항소심서 무죄
2011.01.10 09:28
수정 : 2011.01.10 15:36기사원문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김정호 부장판사)는 지하도상가 계약방식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대기업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 서울시와 오 시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정인대 전국지하도상가 상인연합회 이사장에게 1심과 달리 무죄를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서울시가 지하도상가 운영에 관해 민간기업에 특혜를 줄 의도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대기업의 하나인) 신세계백화점 직원이 서울시 산하 시설관리공단의 대외비 문서를 갖고 회현지하상가를 조사하다 상인들에게 발각됐는데도 서울시는 유착 의혹에 대해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고 애초 방침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사실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공직자인 서울시장에 대한 명예훼손죄는 감시ㆍ비판ㆍ견제라는 정당한 활동의 범위를 벗어나 악의적인 공격으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때에만 예외적으로 성립되기 때문에 공개적인 문제제기나 비판은 원칙적으로 허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서울시에 대한 명예훼손 부분도 “지방자치단체의 활동에 대한 주민의 자유로운 비판을 허용하는 것은 지방자치제도의 성공 및 민주사회 존립의 기초”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씨는 2008년 4월 서울시가 지하도상가 임대차 계약을 수의계약에서 경쟁입찰방식으로 변경하려 하자 ‘오 시장이 대기업들과 유착돼 있어 해당 기업들에 특혜를 주려고 계약방식을 변경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16차례에 걸쳐 반대 집회를 열고 일간지에 비난 광고를 게재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정씨의 발언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허위사실로 인정된다”며 오 시장에 대한 명예훼손을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art_dawn@fnnews.com손호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