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교란하는 외래종 어찌하오리까

      2011.02.06 16:14   수정 : 2011.02.06 16:14기사원문
‘황소개구리’ ‘큰입배스’ ‘뉴트리아’. ‘외래종’이라고 하면 흔히 떠오르는 생물들이다. 하지만 우리가 ‘반드시 박멸해야 하는 위험한 생물’이라고 인식하는 외래종은 극히 소수다. 일부는 이미 우리나라 환경에 잘 적응해 살아가기 때문에 균형잡힌 관리가 최선의 정책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착한(?) 외래종도 있다

김현맥 연구원은 “무조건 외래종이라고 해서 박멸대상은 아니다. ‘생태계교란야생동식물’의 경우에만 관리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6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법적으로 지정한 외래종은 지난 2008년도 기준으로 620종이다.

생태계교란야생동식물이란 기존 생태계에 실질적 위협, 즉 인간을 포함한 동식물의 생존에 지장을 주거나 심각한 경쟁상대가 되는 생물을 뜻한다. 여기에 해당되는 생물은 총 16종이다.


예를 들어 남미에서 건너와 농작물, 소형설치류, 어류, 조류 등을 가리지 않고 잡아먹는 뉴트리아, 토종어류들을 사냥하는 큰입배스 등이 여기에 속한다. 돼지풀이나 가시박 등의 식물들도 이에 해당된다.

하지만 모든 외래종이 우리환경에 거대한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다. 많은 경우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서서히 생태계의 일부로 되어가고 정착한다.

국립수산과학원 중앙내수면연구소 이완옥 박사는 “담수어 중에 대표적으로 떡붕어나 무지개송어의 경우 낚시 애호가들이나 어업종사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들 생물은 우리나라 생태계에도 서서히 정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 남미가 원산지인 뉴트리아. 1990년대 초반 모피를 얻기 위해 국내에 도입된 뉴트라는 토종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

■외래종 박멸만이 능사가 아니다

토종생물이 외래종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천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외래종 꽃매미의 경우 토종 다리무늬침노린재가 천적이다. 큰입배스는 쏘가리가 무서운 경쟁상대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외래종을 무조건적으로 박멸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전국에 분포된 다양한 외래종을 마지막 한 마리까지 일일이 찾아내 죽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비효율적이다.

이 박사는 “유럽 및 국내에서도 외래종 어류를 없애기 위해 저수지의 물을 다 빼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다시 물이 차자 외부에서 또다시 외래종들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특히 개체수가 많고 크기도 작은 곤충이나 수백만 개의 씨앗으로 퍼지는 식물을 완전박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은 인위적으로 도입된 외래종들의 경우 도입 목적대로 사용해야 한다. 이 박사는 “식용·연구용·자원조성용 등으로 들여온 외래종들은 그 목적에 한해서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균형잡기”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외래어종이 바로 떡붕어다.
떡붕어는 붕어찜요리, 낚시, 인공저수지 환경자원조성 등을 통해 우리나라 생태계에 적응시켰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부터 외래종을 정밀하게 평가해서 박멸하거나 우리나라 생태계와 함께 갈 것인가를 결정한다.


환경부 자연자원과 손삼기 사무관은 “생태계 위해성 평가심사단을 구성해 올해 하반기부터 외래종 분포, 피해정도, 토종생물과의 공존가능성 등 다양한 항목에 대한 심사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kueigo@fnnews.com김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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