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 비대증 환자 ‘소팔메토’ 맹신은 금물
2011.03.09 16:36
수정 : 2014.11.07 01:12기사원문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규성 교수는 9일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이 건강기능식품의 효능만 믿고 장기간 복용하다가 합병증 등 증상이 악화돼 병원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상적 의미가 없다
소팔메토가 전립선 비대증의 증상을 완화시켰다는 증거가 없다는 것은 지난 2006년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지(NEJM)에 실렸다.
9일 NEJM에 실린 ‘전립선비대증에 대한 소팔메토’라는 연구논문에 따르면 전립선 비대증이 있는 225명을 소팔메토 복용군(113명)과 위약군(112명)으로 나눠 실험한 결과 ‘미국비뇨기학회 증상 인덱스(AUASI)’ 기준으로 위약 그룹과 소팔메토 그룹의 차이는 -0.93∼1.01로 1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으려면 3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야 한다. 또 기타 요류, 잔뇨량, 전립선 크기 등도 소팔메토 복용군과 위약군의 차이가 없었다.
실험대상은 AUASI 점수가 8점 이상이고, 요류율이 초당 15㎖ 이하인 전립선 비대증 환자 225명이었다. 대상자는 14개월 동안 소팔메토(1일 160㎎)와 위약을 하루 2회 식사와 함께 섭취하면서 8회씩 병원을 방문해 전립선 크기 변화, 배뇨 후 잔뇨량, 성기능, 삶의 질, 부작용 등을 측정했다.
■합병증이 무서워요
전립선 비대증은 정자의 생존에 필요한 전립선액을 만드는 전립선이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해 소변을 보는 데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이 질환은 50대는 50%, 60대는 60%, 80세 이후에는 거의 80%의 남성이 겪는다.
전립선 비대증을 치료하지 않고 그냥 두면 생명에는 지장을 주지 않지만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합병증으로는 요로감염, 신장기능 약화, 방광결석, 방광기능 저하 등이 올 수 있다. 소변이 꽉 막혀 나오지 않고 아랫배가 터질 것 같은 급성요폐도 발생할 수 있다.
대한비뇨기과학회 산하 대한전립선학회 이현무 회장은 “국제 전립선 증상 점수표에서 항목별 점수를 합해 8점에서 19점 사이면 중간 증상, 20점에서 35점 사이는 중증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8점 이상인 경우는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어떤 치료가 있나
전립선비대증의 치료는 △두고 보기 △약물치료 △전통적 수술치료 △덜 침습적인 치료로 나눈다. 두고 보기란 경미한 증상을 가진 전립선 비대증 환자에서 대개 6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전립선 검진을 하면서 약물이나 수술치료가 필요한지 주의깊게 관찰하는 것이다.
약물치료로는 전립선 근육의 긴장도를 낮춰주는 약물인 알파차단제와 전립선 크기를 줄여주는 약물인 ‘5-알파환원효소억제제’가 사용된다.
수술치료는 요도내시경을 이용한 경요도전립선절제술이나 하복부 절개를 통한 전립선절제술 등 전통적 수술과 레이저나 열치료 등 덜 침습적인 수술로 나눌 수 있다. 전립선 비대증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비정상적으로 커진 전립선 조직을 수술로 제거하는 경요도전립선절제술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전립선기화술이나 홀뮴 레이저를 이용한 전립선적출술 등도 많이 시술하고 있다.
/pompom@fnnews.com정명진 의학전문기자
■위약=환자에게 심리적 효과를 얻도록 하려고 주는 가짜 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