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보호하려다 부실만 초래..‘황금낙하산’ 있으나 마나
2011.03.13 17:24
수정 : 2014.11.07 00:53기사원문
이처럼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기 위해 상장사들의 도입이 늘었던 황금낙하산이 오히려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와 무능력을 키워 기업을 부실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3일 코스닥협회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기업 중 지난 2005년 6개에 불과했던 황금낙하산 도입 기업은 2006년 43개로 늘었고 2009년엔 124개로 급증했다. 지난해 상장 폐지 등으로 인해 117개로 줄어들긴 했지만 올해도 바이오기업을 중심으로 황금낙하산을 도입하고 있다.
황금낙하산은 적대적인 기업의 M&A를 막기 위해 경영진이 퇴직할 때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하는 방법 등으로 회사 가치를 떨어뜨리는 전략이다.
일부 기업의 경우 황금낙하산이 경영권 방어 차원이 아닌 M&A 시 막대한 차익을 챙기려는 의도가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황금낙하산 규정을 도입한 상장사들이 해임되는 임원에게 지급할 평균퇴직금은 대표이사가 50억7000만원, 이사는 22억8000만원, 감사는 19억7000만원에 이른다. 심지어 최대 지급 가능금액은 대표이사 300억원, 이사 90억원, 감사 50억원이다.
이 같은 금액은 코스닥기업들의 시가총액을 고려할 경우 감당하기 쉽지 않은 엄청난 금액이다. 즉 황금낙하산이 경영권 보호라는 원래 목적이 아닌 경영진의 '한탕주의' 수단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이맥스는 대주주가 바뀌면서 황금낙하산이 의미가 없어져 이번 주주총회에서 삭제할 계획이다. 지난해 바뀐 대주주 위메이드가 40%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예전에 도입한 황금낙하산 자체가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조이맥스 관계자는 "대주주가 바뀌기 이전에 있던 조항을 지난해 위메이드가 인수하면서 대주주 지분이 충분해 삭제키로 했다"고 말했다.
모 증권사 M&A팀장은 "지난해 황금낙하산 도입 회사 수가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상장폐지 기업이 늘었기 때문"이라면서 "이 제도를 도입한 회사의 상장폐지 비율이 높다는 것은 결국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가 원인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yutoo@fnnews.com최영희기자
■용어설명/황금 낙하산(골든 패러슈트)=기업의 경영진이나 임원을 해임할 때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하거나,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 회사가치를 떨어뜨림으로써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을 방어하는 전략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