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유통·호텔 경영 노하우로 해외서 일낸다”

      2011.06.22 16:38   수정 : 2011.06.22 16:34기사원문

▲ 신동빈 회장(왼쪽 두 번째)이 지난해 9월 롯데호텔 해외 1호점인 모스크바점 개관식에서 대형 열쇠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중원은 우리가 책임진다.'

롯데는 축구 선수에 비유하자면 국가 경제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의 중책을 책임지고 있다.

1960년대 중반 롯데제과를 모태로 하는 식품을 비롯해 유통, 관광 등 내수 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롯데는 2000년대 들어 본격적인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그후 10년 동안 롯데는 내수와 수출이 균형을 이루면서 국가 산업의 든든한 허리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 축구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는 공수의 전환이 빨라야 하고 공격과 수비의 연결 고리가 돼야 한다. 또 공격 시에는 상대의 허를 찌르는 창조적인 플레이가 요구되고 수비 시에는 상대의 공격을 차단할 수 있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롯데는 그동안 내수 시장에 집중했던 수비 위주의 전략을 수정해 최근 10년 사이 해외 진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유통, 식품, 석유화학, 호텔 등 그룹 계열사 전방위로 대규모 인수합병(M&A)과 발빠른 현지화 전략에 나서면서 소비재 분야에서 국내를 넘어 아시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취임한 신동빈 회장의 진두지휘 속에 롯데는 지난해 그룹 매출 61조원을 올리며 전년 대비 30%의 괄목할 성장을 이뤘다. 특히 해외 사업은 지난해 7조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전년보다 200% 성장을 일궈냈다.

■유통, 국내 넘어 세계 일류 넘본다

롯데의 해외 사업은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유통부문에서 더욱 빛을 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2018년까지 글로벌 톱5 백화점 달성을 새로운 비전으로 삼았다. 현재 러시아 모스크바와 중국 베이징에 해외 1·2호점을 운영 중인 롯데백화점은 지난 17일 톈진시 고급 상권인 동마루 지역에 해외 3호점인 톈진점을 오픈했다. 톈진점은 롯데백화점이 중국에 단독 진출한 첫 점포다.

2012년에는 톈진 2호점, 2013년에는 선양점을 오픈하는 등 2018년까지 중국에 20여개의 매장을 열 계획이다. 러시아에서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 추가 출점을 꾸준히 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출점도 확정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중국에서 3개점을 추가 오픈했다. 롯데마트는 앞서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글로벌 대형마트 체인인 마크로를 인수한 데 이어 2009년 10월에는 중국 대형마트인 타임스(65개점)를 인수하는 성과를 올렸다. 현재 롯데마트는 해외에서 105개점(중국 81개, 베트남 2개, 인도네시아 22개)을 출점해 국내(92개점)를 뛰어넘는 점포망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는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30여개 점을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홈쇼핑은 첫 해외 공략지를 중국으로 정했다. 지난해 7월 중국 홈쇼핑업체인 '럭키파이'를 인수해 중국내 롯데백화점, 롯데마트와 온오프라인 채널 간 시너지가 예상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베트남 진출도 추진 중이다.

■석유화학, 그룹의 또다른 '성장축'

롯데는 석유화학 부문에서 지속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롯데는 석화 부문에서 2018년까지 매출 40조원을 달성해 아시아 최고의 화학기업에 오르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롯데는 2000년대 들어 롯데대산유화(현대석유화학 2단지)와 케이피케미칼 인수에 성공하며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강자로 우뚝 섰다.

국내 기반을 탄탄히 다진 석화 부문은 해외 시장 개척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호남석유화학은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석화 회사인 타이탄을 인수했다. 인수액이 1조5000억원으로 롯데그룹 M&A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또 호남석유화학은 최근 미국 앨라배마 어번시 남부테크노파크에 생산법인 'HPM앨라배마'를 설립했다. 올 12월 상업 생산을 시작할 이 공장은 2013년이면 연 1만5000t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케이피케미칼은 지난해 1월 자회사인 롯데케미칼 UK를 통해 영국 아테니우스사의 생산 설비를 인수해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롯데의 모태', 식품·관광도 해외로

롯데는 식품부문의 내수 시장 성장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모기업인 롯데제과는 지난 해 3월 베트남 호찌민 빈증 산업단지에 초코파이 공장을 설립했고 같은 해 7월에는 인도 첸나이 공장을 준공하고 현지 생산에 들어갔다. 지난해 9월에는 러시아 칼루가주 오브닌스크시에 첨단 공장을 오픈하고 현지 공략에 나섰다.

롯데제과는 해외 기업 인수도 활발히 추진했다. 2007년 당시 베트남 제과업계 2위였던 '비비카'를 인수했으며 2008년에는 벨기에 명품 초콜릿 브랜드인 '길리안'을 사들였다. 길리안 인수로 프리미엄 초콜릿 시장 진출과 유럽 진출의 교두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지난해에는 파키스탄 대표 제과업체인 '콜슨'도 인수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중국 현지 법인인 베이징의 롯데화방음료유한공사(4개 생산라인)와 허난성의 롯데오더리유한공사(13개 생산라인) 등 총 17개의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롯데의 모든 음료 제품이 중국 전역에 공급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필리핀펩시를 인수해 동남아 시장의 거점을 마련했다.

롯데리아는 지난 1998년 베트남 호찌민에 1호점을 오픈한 이후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 집중했다. 그 결과 현재 베트남 전역에 82개점까지 확장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해 31개점을 오픈했다. 커피전문점인 엔제리너스커피도 중국과 베트남에 각각 8개, 4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롯데호텔은 지난해 9월 러시아에 첫 깃발을 꽂았다.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이 위치한 뉴아르바트 거리의 롯데타운 부지에 들어선 '롯데호텔 모스크바'는 6성급 최고급 호텔이다. 지상 10층, 지하 4층 규모에 객실 304개, 레스토랑 3개, 중소연회장 6개, 최고급 만다라 스파 등으로 구성됐다.
롯데호텔은 2013년 베트남 하노이, 2014년 중국 선양에 체인호텔을 차례로 오픈해 2018년까지 국내외에서 20여개의 호텔을 운영한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cgapc@fnnews.com최갑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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