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피싱범을 단돈 300원으로 잡은 사연..‘감탄’

자칫 메신저 피싱 피해를 당할 뻔한 한 누리꾼이 기지를 발휘해 피싱범의 계좌를 찾아 막는 등 제 2의 피해를 방지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 누리꾼이 함께 첨부한 사진. 메신저 피싱범을 잡기 위해 입금한 '300원'이 표시돼 있다. (원본 출처:http://bit.ly/pQeQiZ)

10일 오후 3시께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에는 ‘메신저 피싱범을 300원으로 낚기’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닉네임:지인*)이 메신저 피싱을 당했던 일과 대처했던 방법을 소개 하면서 메신저 피싱을 당했을 때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당부하는 내용이다.

누리꾼 A씨는 “지난해 이맘 때 쯤 처제가 갑자기 메신저로 급하게 이체를 해야 되니 300만원을 좀 보내달라고 말했다”면서 “말로만 듣던 메신저 피싱인가 싶어 어떻게 대응할 지 고민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예전에 비슷한 사례를 들었던 것이 생각나 피해 금액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 계좌를 불러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피싱범은 한 계좌를 불러줬고 A씨는 이 계좌에 ‘300원’을 입금해 피해 금액을 만들어 신고해야겠다고 생각해 실제 이체를 했지만 허탕 이었다. 피싱범이 실제 입금할 사람인지 확인하기 위해 가짜 계좌를 먼저 불러준 뒤 반응을 확인한 후 진짜 계좌를 불러주기 때문. A씨가 없는 계좌라고 답하자 피싱범은 그제서야 입금할 실제 계좌를 불러줬다.

A씨는 “은행에 메신저 피싱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하니 사고 계좌로 등록했다”면서 “경찰서에도 신고하니 해당 계좌 주인의 모든 거래를 동결시켰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3월 대포통장 주인이 금융실명제법 위반으로 기소됐다는 문자를 받았다”면서 “통장주인이 급하게 돈이 필요해 사기범들에게 돈을 받고 판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메신저 피싱을 접했을 경우 ▲반드시 신고하고 ▲진짜 계좌 파악과 신속한 신고 처리를 위해 돈 몇 백원이라도 해당 계좌에 넣을 것 ▲계좌주인도 금융실명제법 위반으로 처벌 받으니 꼭 신고해 대포통장 공급을 막을 것 등을 누리꾼들에게 당부했다. 피해금액이 없으면 ‘사기미수’지만 단돈 1원이라도 있으면 ‘사기범’으로 처벌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메신저 피싱범을 대처하는 기지가 남다른 것 같다”고 A씨를 칭찬하면서 “쉽지 않은 일인데 신고를 통해 피해자가 양산되는 것을 막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e-mail]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