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소외와 우울을 말하다.. 獨작가 팀 아이텔展

      2011.09.05 17:30   수정 : 2011.09.05 17:30기사원문
등을 돌리고 앉아 있는 그림 속 남자들은 과연 어떤 관계이며 무슨 말을 나누고 있는 것일까. '테이블을 둘러싼 다섯 남자'라는 작품 제목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그림 속 남자의 숫자가 네 명인지 다섯 명인지도 분간하기 어렵다. 그들이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앉아 있는 그곳이 어디인지도 알 길이 없다. 지워진 검은 배경과 짙은 그늘 때문이다. 팀 아이텔의 그림은 불명확하고 모호하지만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현대인의 소외와 우울을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세계 미술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독일 출신의 젊은 작가 팀 아이텔(40)의 개인전이 오는 10월 23일까지 서울 소격동 학고재 갤러리에서 열린다.
구상회화의 전통에 기반한 독일 '신 라이프치히파'의 선두주자로 알려진 팀 아이텔의 이번 전시는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서 열리는 그의 첫 개인전이다.

팀 아이텔은 도시의 노숙자, 복도 위에 던져진 천 더미, 버려진 쓰레기더미같이 일반적으로 회화의 대상이라고 볼 수 없는 것들을 주로 그린다.
앤디 워홀 류의 팝 아트가 보여줬던 것들과는 정확히 반대되는 지점에 놓여 있는 것들에 팀 아이텔은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셈이다. 미술칼럼니스트 이진숙씨는 이와 관련, "현대 소비사회의 밝은 면이 회화적으로 모두 소진된 자리에 등장한 것이 바로 팀 아이텔의 그림"이라고 지적했다.


팀 아이텔은 "회화라는 것은 사물들을 다르게 바라보게 만드는 고안품 같은 것"이라면서 "나는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뭔가를 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어떤 이야기를 위한 또 다른 해석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놓을 뿐"이라고 말했다. (02)739-4937

/jsm64@fnnews.com정순민기자

■사진설명=팀 아이텔 '테이블을 둘러싼 다섯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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