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인지 똥배인지 헷갈려서..” 배려 방안 ‘눈길’
2011.09.23 17:42
수정 : 2011.09.23 16:01기사원문
“네?”
23일 다음 아고라에는 웃지만은 못할 사연이 올라왔다. 만원 지하철에서 한 청년이 임신부인 줄 알고 서 있던 직장인 여성에게 자리를 양보했는데 임신이 아니라 비만이었던 것. 글을 올린 누리꾼은 “당황한 여성이 ‘됐어요’하며 지하철에서 하차했다”면서 “임신에 대한 이해와 정보가 없는 착한 총각과 오해 받은 직장인 여성 모두 마음의 상처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10월 10일 임산부의 날을 맞아 대중교통 이용시 임신부가 배려 받을 수 있도록 돕는 방법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임신부임을 쉽게 알 수 있게 해주는 가방 부착용 ‘임신부 배려 엠블럼’과 한 만삭 임신부가 제안한 ‘지하철 임신부 배려석 핑크색 도색 청원’이 그것이다.
지난 20일 서울시는 임신부에 대한 사회 인식 개선을 위한 임신부 앰블렘 및 스티커를 제작해 배부 중이라고 밝혔다. 초기 임신부의 경우 배가 부르지 않아 배려 받기 힘들고 또 시민들이 임신부가 아닌데 잘못 배려하면 난처할까 주저하는 상황을 해소하겠다는 것.
▲ 임신부임을 나타내주는 ‘임산부 배려 엠블렘’. 가방에 부착할 수 있으며 자치구 보건소 모성실에서 발급 받을 수 있다. |
서울시 건강증진과 홍성인 주무관은 “임신부가 배려 받을 수 있도록 앰블렘을 충분히 제작했다”면서 “자치구 보건소 모성실에 등록하면 앰블렘 뿐 아니라 피검사, 초음파 검사, 철분제 배급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에는 지하철 노약자석이 사실상 노인들을 위한 ‘경로석’이 됐다며 임신부 배려석을 핑크색으로 도색해달라는 한 만삭 임신부의 청원이 눈길을 끌었다.
임신 35주차라 밝힌 만삭의 임신부 방모씨는 “법으로 강제해달라거나 임신부 배려석을 꼭 비워달라는게 아니라 그 자리가 임신부 배려석이라는 것을 국민들이 모두 다 알 수 있게 해달라는 작은 바람”이라며 청원 취지를 밝혔다.
이어 “노약자석에 자리가 있어서 앉으면 ‘젊은 것들이..’로 시작하는 험한 말도 많이 듣는다”면서 “임신부 배려석을 핑크색으로 도색해 임신부를 배려하는 자리란 사실만 알아줘도 임신부들이 덜 서러울 것 같은 작은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방씨의 청원 글은 다음 아고라의 이슈 청원 게시판(http://bit.ly/qMqlDq)에서 확인할 수 있다.
/humaned@fnnews.com 남형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