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기 맞는 조선족

      2011.11.09 17:34   수정 : 2011.11.09 17:34기사원문
서울지하철 2·7호선 대림역과 7호선 남구로역 일대 조선족 타운은 한국 노동 시장의 역사적인 변천사 가운데 한 페이지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은 조선족들의 본거지로 탈바꿈했지만 1970∼1980년대 '한강의 기적'을 일구던 구로공단 일대에 근무하던 국내 저임금 노동자들의 거주 공간이었다. 지금도 조선족 타운 규모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으며 산업 및 서비스 인력의 주된 공급로로 자리매김했다.

■조선족 밀집지역 영역 확장

대림역과 남구로역, 가산디지털단지역 인근이 조선족이 집중적으로 몰려 거주하는 곳이다. 조선족이 이 지역에 몰리는 이유는 역세권으로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집세가 싼 데다 조선족이 몰려 있어 각종 기반, 편의시설 이용이 쉽기 때문이다. 특히 이 지역은 2호선을 타고 신림, 봉천, 서울대입구, 강남역 등 서울 주요 지역의 출퇴근이 용이하다.

집값이 싼 것도 주된 이유다. 이 지역은 과거 지방에서 올라온 젊은 저임금 노동인력들이 거주했던 소위 '쪽방' 구조의 낡은 주택들이 즐비하다.


실제로 대림동은 현재 조선족 밀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다. 공식 통계로만 1만5000명 정도다. 한·중수교 이후부터 조선족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방문취업제가 실시되면서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대림동의 조선족 교회 관계자에 따르면 불법 체류자와 귀화자를 합치면 족히 2만5000명에 달한다.

조선족 타운이 최근 들어 서울 전 지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조선족 타운은 2000년 초까지만 해도 서울 구로동과 가리봉동, 대림동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는 건대입구역과 신설동역 지역으로 조선족들의 주거지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건대입구 근처의 경우 조선족이 늘어나 3000명가량으로 추산된다.

■경제적 관점 합리적 접근 바람직

이처럼 조선족은 우리나라 경제와 각 산업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더구나 세계화와 다문화가정에 대한 포용이 한국 사회의 주된 화두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조선족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조선족에 대한 비자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조선족을 위해 한시적으로 발급했던 방문취업 비자 기한이 올해로 끝나면서 내년부터는 매년 순차적으로 6만∼7만명에 달하는 조선족이 우리나라를 떠나야 한다.

이렇게 될 경우 발생하는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국내에서 계속 머물며 일하고 싶어하는 상당수 조선족들이 불법체류자로 전환되면서 사회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아울러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조선족 인력공급에 대거 공백이 발생하면 중소기업과 서비스업종의 타격으로 이어지고 이는 인플레이션을 야기한다.


경제적 효율성 측면에서 조선족 노동력은 내국인이 기피하는 업종에서 노동력 공백을 메우는 대체재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처럼 조선족 노동력이 갖는 경제적 관점의 순기능을 도외시한 채 국내 노동시장을 잠식하고 사회 문화적 갈등을 일으킨다는 배타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서울 여의도의 식당에서 근무하는 한 조선족 종업원은 "조선족을 멸시하는 시선이 부담스러워 고향을 말할 때 조선족 말과 흡사한 강원도나 경상도라고 둘러말하고 있다"면서 "한국에서 조선족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하나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조창원팀장 김성환 강두순 유현희 강재웅 이병철 이유범 박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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