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군부 무력도발할라” 北 접경지역 주민들 불안

      2011.12.19 17:45   수정 : 2011.12.19 17:45기사원문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백령도·연평도 등 접경지역 주민들은 '충격'이라는 반응과 함께 또다시 북한의 도발사태나 전쟁 발발 가능성이 커지는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일부 시민들은 통일이 더 가까워진 것 같다고 전망했으나 대부분은 후계자 김정은의 권력승계 과정이 순탄치 않아 북한의 체제 불안정이 계속되고 이로 인해 남북관계 긴장감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털어놨다.

■"철권통치 종언" "추가 도발" 공존

서해 5도 지역에 있는 손경련 대청도 선진어촌계장(68)은 "조업 나간 사람을 제외하고 집에 남은 사람은 대부분 뉴스를 봤을 것"이라며 "혹시 전쟁이 나는 것은 아닌가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사망 영향으로 이날 오후 서해 5도 인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중국어선들도 신속히 철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 대림동에 사는 양모씨(52)는 "그동안 철권통치를 통해 북한 주민의 민주화를 가로막은 김정일이 사망함에 따라 통일이 한층 더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서울 불광동에 사는 장모씨(33)는 "이미 김정은으로 세습체계를 끝낸 김정일이 사망했다고 해서 실질적인 지배세력인 군부가 동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강성인 군부가 체제 결속을 다지기 위해 더 잦은 무력도발을 감행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인천 경서동에 사는 박모씨(29)는 "남북관계가 악화된 상태에서 김정일 사망 소식을 들으니 오히려 지금보다는 관계가 더 나아질 것 같다"면서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새로운 국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가양동에 사는 신모씨(35)는 "펀드와 주식 등 직·간접투자 중 손해본 것을 이제 겨우 만회하나 했더니 유럽발 경제위기에 이어 악재가 또 터졌다"면서 "당분간 국내정세가 불안해질 수밖에 없어 주가가 쉽게 오르기는 힘들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남북관계에 관심이 많다는 단국대학생 박모씨(20)는 "김정은에 대한 권력승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김정일이 사망함에 따라 현 체제에 불만이 있는 군부세력 등을 포함해 권력투쟁 등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1∼2년 안에 군입대를 앞둔 상태에서 또다시 연평도 도발 등 다양한 물리적 충돌이나 전쟁 발발 상황이 올 가능성 때문에 불안하다"고 전했다.

경기 안산의 고교 교사 최모씨(31)는 "큰일이야 없겠지만 접경지역에서 크고 작은 북한의 도발이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군에 보낸 제자들의 신변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점심 식당가 "이게 무슨 일"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진 이날 낮 12시께 서울역 대합실과 각 식당에서는 시민들이 갑작스러운 소식에 깜짝 놀라 TV 앞에 모여들었다.

일부 시민들은 스마트폰으로 김 위원장 사망 관련 뉴스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찾아보기도 했다.
김모씨(37)는 "당황스럽다"며 "김 위원장 사망설은 자주 나왔지만 공식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다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보다 혼란이 클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평소대로 오전 업무를 보고 점심식사를 하러 나왔다가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을 들은 직장인들은 앞으로 북한이 어떻게 될지,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을 두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난 박모씨(48)는 "이유 없이 연평도를 공격한 북한 성향으로 미뤄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ksh@fnnews.com김성환 조상희 최순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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