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에·뽕 신소재로 탈바꿈/이준원 농림수산식품부 녹색성장정책관

      2011.12.27 17:38   수정 : 2014.11.04 13:45기사원문
최근 곤충은 징그러운 이미지를 벗고 천적·화분매개, 애완·학습용, 사료, 의약 소재용 등 고부가가치 생명자원으로 재평가 받고 있다. 누에와 벌은 오래 전부터도 인간의 삶에 유익한 것으로 평가돼 온 익충이다. 특히 누에는 기원전 2650년경 중국 고서 '잠경'에 누에를 길러 옷을 지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오래전부터 사육됐다

오랜 세월 이어진 견직물 생산을 위한 양잠산업은 실크 최대 생산국인 중국과의 교역후 가격 경쟁력에 밀려 거의 사라졌으나 1995년 이래 누에, 뽕잎, 동충하초, 숫번데기, 오디, 실크의 기능 성분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기능성 식품·소재산업으로 재발견되고 있다. 1995년 개발된 누에분말은 2009년 8월 건강기능식품에 등재되고 소비가 늘어 현재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동의보감은 '숫누에나방이 남성의 기력과 활력을 높이고 지구력을 증진시켜 피로를 잊게 한다'고 전한다.
이런 기능에 착안하여 번데기에서 나방, 나비 등 성충이 되기 직전의 숫번데기를 이용하여 강정제를 만들면 남성호르몬을 33% 증가시키고 지구력을 60% 향상시킨다고 한다.

뽕나무 열매인 오디에는 노화를 방지하는 안토시아닌류(C3G)가 풍부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불포화지방산, 고혈압을 억제하는 물질(Rutin)이 다량 함유돼 있다. 또한 비타민, 칼슘, 철분, 아연 등이 풍부하여 2010년 2월 미 항공우주국에의해 불고기, 미역국, 전주비빔밥과 함께 우주식품으로 선정됐다.

실크는 보습성이 우수하고,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여 피부재생에 기여한다. 이 점에 착안하여 만들어진 천연실크화장품은 중장년층 여성의 피부 재생에도 효과적이고, 실크치약은 잇몸 상처 회복에 도움을 주어 자연치유에 비해 45%이상 상처회복이 빠르다

양잠은 이러한 기능성 식품·소재산업에만 머무르지 않고 항균의류·벽지, 천연방부제, 마스크팩 등 생활소재와 인공고막·피부·뇌막·뼈, 항생제, 피부질환 치료제, 비만 치료제 등 고부가 바이오 의약소재의 개발·실용화를 통해 바이오 신소재산업으로 탈바꿈하고자 한다.

실크 단백질막은 고막조직과 물리적 성질이 흡사하고 표면이 매끄러워 인공고막 소재로 적합하다. 농촌진흥청은 이를 이용하여 세계 최초로 재생률이 높고 부작용은 적은 실크 인공고막을 만드는데 성공했으며,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선정하는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임상실험이 완료되면 기술이전을 통해 실용화할 계획이다.

인공 피부의 경우 실크를 이용할 경우 면역거부반응이 적고, 빠른 피부 재생이 가능하여 화상환자 치료에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현재 동물실험이 진행 중이다. 인공뇌막, 인공관절, 인공 뼈 등의 경우는 아직 연구가 진행중이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온 양잠분야는 그야말로 농업의 블루오션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의 전체 농가수는 최근 감소해 왔으나 양잠농가는 오디의 상품화 등에 힘입어 2007년 4천8백여 호에서 2010년 6천9백여 호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 농약 묻은 뽕잎을 먹으면 누에가 죽게 되어 뽕밭은 주로 공기 좋은 산중에 위치하며 양잠산물은 그야말로 친환경 제품이다.
단위면적당 소득이 높고 노동력 집중 투하기간이 2~3개월로 짧아 각국과의 FTA 등 개방화의 파고를 넘을 수 있는 성장품목 중에하나라 하겠다.

이렇게 양잠은 기능성 식품뿐 아니라 고부가가치 바이오 의약소재와 생활소재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 농가의 소득 증가와 양잠산업의 양적·질적 성장은 물론 농업의 신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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