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맹희씨 10년 이상 베이징 은둔생활...소송제기는 의외
2012.02.15 22:11
수정 : 2012.02.15 22:11기사원문
【베이징=차상근특파원】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상대로 7100억원대 소송을 낸 삼성가의 장자 이맹희(81)씨의 베이징 은둔생활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맹희씨가 소장에서 밝힌 주소지인 베이징시 창핑(昌平)구 후이롱관(回龍觀)진 비쉐이좡위앤(碧水庄園)은 베이징 시내에서 빠다링(八達嶺)만리장성을 넘어 신장까지 연결되는 징장(京疆)고속도로 입구 샤허(沙河)란 지역에 있는 별장촌이다.
베이징의 3대 별장촌으로 꼽히는 이곳은 비싼 가격과 완벽한 시설 및 주변환경 등으로 중국의 고관대작 들이나 최부유층들이 대거 몰려 사는 것으로 유명하다. 호수와 녹지공간은 물론 실내수영장,골프연습장, 사격장도 갖추고 있다.
통상 복층 구조로 700㎡~1000㎡평수에 4000만위안~8000만위안(약 140억원)으로 일반 인민들은 상상도 못할 거액에 거래되고 있다.
비싼 가격 만큼 보안도 철저해 외부인은 단지 입구에서 경비원에 의해 차단되며 일일이 찾는 집의 동의를 받아야 진입이 가능하다.
이맹희씨가 주소지로 등록한 38단지 19호를 14일 기자가 찾았으나 경비원에 의해 진입이 원천 차단됐고 1시간 가량 실랑이끝에 반강제로 끌려나와야 했다.
19호 거주자는 이씨 성을 가진 한국 사람이었지만 이날 경비원과의 통화내용을 볼때 이맹희씨는 아닌 것으로 보였다.
베이징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몇몇 한국인들은 이맹희씨가 중국 생활 대부분을 순이(順義)구에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교민들과 어울리지 않아 그를 본 사람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가끔씩 지인들과 골프를 치거나 순의에서 가까운 한인타운인 왕징(望京)의 한식집을 찾아 조용히 식사를 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살고 있는 순이현 샤위진 바이신(白辛)장 쟈하오궈지(嘉浩國際)빌라촌은 왕징에서 승용차로 불과 20여분 거리다. 복층식 구조에 실내수영장까지 갖춘 700여㎡ 빌라는 최고 2000만위안 가까이 하지만 비웨이좡위앤보다는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국제학교가 있어 주변 빌라단지나 아파트단지에는 한국인 주재원들도 많이 살고 있지만 그를 봤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베이징에 20여년째 살고 있다는 한 교민은 "이맹희씨가 베이징에 온 지는 12년 이상 됐을 것"이라며 "왕징에 있는 오발탄이란 식당에 가끔 식사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식사하러 올때는 항상 BMW760 등 고급승용차 두대가 움직였으며 CJ차이나의 임원과 수행비서를 포함, 가정부와 통역까지 6명 정도가 와서 식사를 하고 갔다"며 "그런데 6~7개월전부터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고 이 교민은 전했다.
이맹희씨는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 자식들과의 교류도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 등 은둔생활에 익숙한 터여서 그의 이번 소송제기가 의외라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csky@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