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영 KDB대우증권 사장 “올 화두는 해외사업 현지화.. 글로벌 IB 향해 전진”

      2012.02.19 17:35   수정 : 2012.02.19 17:35기사원문

  "정보기술(IT)을 비롯해 자동차·조선·철강 모두 해외로 나갔다. 금융 역시 포화상태에 빠진 국내보다 넓은 해외로 나가야 성장이 가능하다. 마구잡이식 진출은 문제가 되겠지만 준비된 금융사들은 해외로 나가야 한다."

 올해 임기영 KDB대우증권 사장의 최고 관심사는 해외공략이다. 임 사장은 19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금융의 경쟁력은 사람이고 KDB대우증권은 충분한 능력을 갖췄다"며 글로벌 IB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특히 지난해 유상증자, 리테일 혁신, 직원 역량 강화 등 내실을 다지는 노력들이 올해는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KDB대우증권은 지난해 1년 만에 300명이던 종합재무설계사(AFPK) 자격증 취득직원을 1000명으로 늘렸다. 지난 3년간 매년 평균 170조원씩 늘어나는 개인금융자산을 공략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자격증이라는 생각에서다.
주말마다 경기 과천연수원을 꽉 채울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임 사장은 "(갈 길은) 가야 하고 (반드시)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해 1조124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역시 이 같은 지론에서 나왔다. 그는 "제조업으로 따지면 공장 부지를 늘린 것"이라며 "부지가 있어야 공장도 짓고 설비도 구축할 수 있듯 글로벌 IB로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올 금융투자시장 환경을 어떻게 보는지.

 ▲지난해 국내 경제는 유럽 재정위기,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과 가계부채 문제 등 대내외 악재로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올해도 미국, 중국을 포함한 60여개국 지도자가 새롭게 선출되는 등 정치.경제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여건 속에서도 국내 금융투자시장은 저금리, 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져 고액자산가 중심의 자산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따라서 올해는 준비된 국내 금융투자회사들이 한 걸음 더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인데.

 ▲올해 해외사업의 화두는 현지화다. 홍콩 현지법인에 글로벌 사모펀드팀을 신설해 운용역량과 투자 네트워크를 키우고 홍콩물 주식 중개와 홍콩 자본시장 기반의 딜 참여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홍콩 현지법인의 '글로벌 트레이딩센터'를 외화자산 운용 거점으로 삼아 국내 고객에게 다양한 외화표시 금융상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등 신흥시장 발굴도 계속한다. 인가절차를 진행 중인 싱가포르 현지법인 설립과 더불어 중앙아시아 각국의 대표 금융회사 및 유관기관과 다각도로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이와 같은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홍콩 현지법인에 대해 지난해 1억달러 증자에 이어 올해 상반기 1억달러 규모의 추가 증자를 계획하고 있다.

 ―산은금융지주와 시너지효과는.

 ▲KDB산은금융그룹은 출범 초기부터 계열사 간 협업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그룹 고객마케팅 행사 공동 진행, 복합점포 개설, One KDB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출시, 산금채 위탁판매 등의 가시적인 시너지 성과를 창출했다. 올해는 기존 '기업투자금융(CIB)/리테일 협의회'를 CB협의회(기업금융), IB협의회(투자금융), PB협의회(개인금융), AM협의회(자산운용)로 확대할 예정이다. 해외사업에서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이머징국가 중심의 해외 거점 확대는 KDB금융그룹 전체가 공유하는 전략이다. 각사의 현지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강점들을 결합한 공동영업을 펼친다면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또 헤지펀드 시장과 프라임브로커 부문에서도 KDB대우증권, KDB산업은행, KDB산은자산운용 간 상품 판매.운용 및 서비스에 관한 원활한 교류와 협업이 이뤄지고 있어 주도권을 선점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퇴직연금시장 전략은.

 ▲KDB대우증권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2년여 동안 과도한 경쟁보다 내실을 다지는 전략을 취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이 확정되는 등 시장환경이 개선됨에 따라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어 1~2년 내 업계 상위권으로 진입할 것으로 자신한다. 퇴직연금 가입고객에게 양질의 은퇴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올해 설립된 미래설계연구소를 통해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은퇴시장의 주도적 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한국형 헤지펀드가 출범했는데 목표는.

 ▲지난해 말 헤지펀드 시장이 열리고 두달 동안 50%에 육박하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 프라임브로커 비즈니스를 짜임새 있게 준비해 경쟁사보다 돋보이는 서비스 기반을 구축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목표는 헤지펀드들이 더 자유로운 운용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여건을 구축, 선도적 시장지위를 유지하는 것이다. KDB대우증권의 프라임브로커 비즈니스는 조직, 인력, 자기자본 등 외형적인 하드웨어나 활용 가능한 리소스에서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신한다.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 궁극적으로 운용자가 운용에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투자은행(IB)사업 보완점은.

 ▲주식자본시장(ECM)과 채권자본시장(DCM) 부문에서는 지속적으로 상위권을 고수하는 등 강자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인수합병(M&A) 등 자문부문은 상대적으로 보완이 필요해 인력 충원과 영업력 강화 등을 통해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이미 성과로 나타나 지난해 인수합병부는 대선주조, 우리캐피탈 매각자문 등의 딜을 성사시킨 데 이어 최근에는 저축은행 매각자문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등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2012년에는 ECM 및 DCM뿐만 아니라 자문부문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일 것으로 확신한다. 현재 국내 IB시장은 수수료 기반의 레드오션 시장으로 국내외 금융투자회사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시장 여건은 국내 금융투자회사가 글로벌 IB로 성장하는 데 우호적인 환경은 아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감독당국의 회사채 발행제도 개선 등 움직임은 업계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올해 리테일 사업부문 구상은.

 ▲올 한 해는 지난해부터 이어온 리테일 혁신을 정착시킴으로써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고 내실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아직 2012년이 1개월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의미 있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폴리원,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등 금융상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특히 방카슈랑스 등 이전에 판매가 부진했던 금융상품의 실적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강점이었던 브로커리지 부문에서도 점유율이 상승하는 등 균형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정리=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사장과의대화 등 이벤트.. 직원 중심 기업문화 선도

 임기영 KDB대우증권 사장은 국내 투자은행(IB)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문가로 꼽힌다.

 임 사장은 1982년 뱅커스트러스트은행에 입사하며 금융계에 첫발을 내디딘 후 살로먼브라더스증권 한국대표, 한누리살로먼증권 공동대표, 삼성증권 IB사업부장을 맡았다.
지난 2004년 도이치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는 한국지사 글로벌기업금융부 책임자, 아시아글로벌기업금융 부회장, 도이치증권 한국 부회장 등을 지냈고 2008년에는 신생 증권사였던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시장에 안착시켰다. 30년간 증권업계에 머물면서 손꼽히는 IB 전문가로 자리매김한 것.

 임 사장의 좌우명은 맹자가 말한 '천시불여지리(天時不如地利) 지리불여인화(地利不如人和)'다.
사람 간의 화합이 무엇보다 우선이라는 게 지론. 이 때문에 취임 이후 '사장과의 대화' '휴가 의무사용제' '비즈니스 캐주얼 데이' '패밀리데이' 등을 시행하며 직원 중심 기업문화를 이끌었다. 

■임기영 KDB대우증권 사장 약력 △57세 △인천광역시 △제물포고 △연세대 경제학과 △조지워싱턴대 MBA △장기신용은행 △뱅커스트러스트 은행 서울기업금융책임자 부지점장 △살로먼브라더스 한국사무소 소장 겸 한국대표 △한누리살로먼증권 공동대표이사 △삼성증권 IB사업부장 △도이치은행그룹 한국지사 글로벌기업금융부 책임자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KDB대우증권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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