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필요한 것만’.. 일본 안경영업은 미수가 없다
2012.02.20 18:40
수정 : 2012.02.20 18:35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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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라는 것이 대체적으로 비슷하지만 소위 안경영업이라는 것은 많은 영업중에서도 쉽고도 어려운 애매모호한 분야 인 것 같다. 간혹 제약회사 영업출신들이 안경업계에 투신해서 '안경영업은 그냥 누워서 떡먹기네' 라고 일갈하는 경우도 있지만 필시 그 사람들 역시 나름의 어려움과 고충을 느꼈을 것이다. 필자는 처음 무역사원으로 안경업계에 발을 내딛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영업을 배우게 되었고 한때 프리랜서(소위 나까마)로 샘플 가방을 들고 서울은 물론 강원도,제주도 등 전국을 무대로 일한적도 있었다.
영업이라는 것이 대체로 인상 좋고 언변에 능하면 50%는 접고 들어간다고 하는데 필자는 인상도 나쁘고(?) 화술(영업적인 화술)도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라 영업을 잘하지는 못했었던 것 같다. 일본에서 회사를 시작하면서 다시 영업이라는 분야가 중요하게 부각 되었는데 처음 얼마간은 미천한 필자의 영업경험, 그것도 나라가 다른 한국에서의 경험이 일본의 영업에 얼마나 적용이 되고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 많이 헷갈리고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도 한국에서는 미수금이 많이 존재한다고 들었는데 일본은 사입한 물건에 대해서는 대부분 익월 결제일에 완불결제가 이루어진다. 그것이 한국과 일본 안경영업, 크게는 회사경영에 가장 큰 차이라고 하겠다. 소매점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상품만을 신중하게 사입하게 되고 도매점에서는 반품으로 재고관리, 상품수급관리가 엉망이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수금계획, 자금계획도 현실성있게 맞춰갈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오신 분들이 일본의 소매점을 둘러보고는 한결같이 브랜드도 다양하지 않고 물건 구색이 없다라고 느끼는 것 역시 완불시스템으로 인해 점포마다 꼭 필요한상품만으로 선별적인 사입 방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새로운 브랜드 런칭후 풀세트를 보여줘도 1장~2장을 사입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한국 같으면 아예 물건을 안쓰거나 일단 물건을 쓴다면 그래도 10여장 내외로 사입하여 브랜드별로 구색을 맞추려고 할 것이다. 한국 일본 어느 곳이 더 좋은지는 독자들 자신의 입장과 판단에 따라 제각각 일수 있을 것이다. 한국과 일본이 서로 장단점이 있겠지만 이런 완불 결제방식이 한국 안경업계에도 정착이 되면 어떨지 궁금하다.
안경원 완불 시스템과 영업사원들의 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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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다른 분야는 어떤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안경 도매업계의 경우 상대적으로 이직률, 창업률이 낮은 편인 것 같다. 한국에서는 영업을 잘했던 영업사원이 짧게는 2~3년 길게는 10년 이상의 경험을 축적하여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도매회사를 시작하는 것은 쉽게 볼 수 있는 일이지만 일본은 예외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런 경우를 보기 어렵다.
지금은 예전과 달리 회사가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을 해주는 종신 고용제라는 것이 유명무실한 상태이지만 왠만하면 한 회사에서 정년을 맞는 경우가 많다. 지금도 일본 유수의 도매회사에는 영업경험이 20년, 30년 넘는 베테랑들이 다수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필자는 처음에 그러한 영업맨들과 대화를 하면서 맘속으로 왜 독립하지 않을까 라는 의구심을 가졌었는데 일본의 사회성, 일본사람의 본성 같은 것들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나름대로 스스로 답을 얻은 것 같다.
일본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스스로 창업하여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많고 또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모험에 대해서 부정적이고 아주 신중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거기다 후쿠이의 경우는 공장도, 도매회사도 가업으로 선조대의 사업을 이어서 하는 경우가 많아 더더욱 새롭게 안경공장이나 회사가 생기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일본사람들의 특성은 좋게 말하면 안정지향적인 자세라고 할 수 있겠지만 한편 심심하고 재미없는 인생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 것 같다. 언제나 가족에 대한 부양책임을 가장 우선시 하기 때문에 망할 때 망하더라도 일단 오너가 되어서 사업을 잘해보겠다는 식의 생각을 하기가 쉽지는 않는 것 같다. 한국처럼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회사를 시작하는 것은 일본에서는 아주 보기 드문 경우라고 하겠다.
후쿠이 폭설은 연례 행사… 봄 시즌 앞두고 마음이 조마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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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이에 살면서 매년 겨울이 되면 눈이 많이 온다는 것은 이미 익숙해진 일이지만 올해같이 눈 장마(?)가 연일 되는 것은 이례적인 것 같다. 물론 후쿠이 보다 북쪽지역인 니카카,아오모리 지역에 비하면 그래도 괜찮은 편이지만 함박눈이 2~3일 계속 내리면 필자의 소형차는 전체가 눈에 덥혀 눈덩이 속에 파묻히게 된다.
라디오 안테나를 보고 겨우 주차되어 있는 차를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상당한 폭설이라서 눈의 낭만이라는 건 처음 얼마 순간에 사라지고 생활인으로서 불편함만을 느끼게 된다. 봄 시즌을 맞아 한창 생산에 물두하고 있는 공장들은 이런 눈으로 인해 적지 않게 작업에 지장을 받게 된다. 직원들의 출퇴근,부품의 공급등에 있어 어쩔수 없는 차질이 발생되기 때문이다. 필자의 눈에 대한 무감각과 안일한 대처방식에 경각심을 안겨주었던 것은 얼마전 거래처 사람과의 우연한 일상 대화에서였다.
후쿠이 사람들은 12월이 되면 차를 가진 사람들이 모두 스노우 타이어로 교환 한다고 한다. 그래서 너나 할거 없이 누구나 자신의 스노우 타이어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무슨 금시초문의 말이던가 남극에서나 사용되고 있는줄 알았던 스노우 타이어를 후쿠이 사람들 모두가 사용하고 있다니 필자는 적지않은 놀라움을 느꼈었다. 생각해보니 후쿠이에 처음와서 집을 구하기 위해 부동산을 통해 몇군데 보러 다닐 때 집집마다 타이어 4개가 있어서 타이어를 저렇게 4개 풀세트로 새로 장만해서 보관한다는게 왠지 우습다고 느겼었는데 그것은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스노우 타이어였던 것이였다.
필자 역시 거래처 공장들이 외진곳에 있다보니 눈이 많이 내리면 꼼짝을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심할 경우 아예 회사를 못나가고 집에 갇혀 있을 때도 있다. 후쿠이는 매년 1월말부터 2월초에 최고적설량을 보이고 있어 봄시즌 생산을 서두르는 공장의 입장에서는 눈은 그저 불청객일지도 모르겠다.
/fn아이포커스 원학용 일본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