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 높은 UAE 진출..자주개발률 15%로 끌어올려

      2012.03.05 17:55   수정 : 2012.03.05 17:55기사원문

 정부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내 3개 광구 확보는 진입장벽이 높기로 유명한 UAE 유전개발 시장 첫 진출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또 그간 '실적 부풀리기식' 자원개발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정부로선 자원개발 사업의 최대 약점으로 손꼽혔던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자주개발률을 15%대로 끌어올렸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반면, 이번 계약에 포함된 '비상시' 한국으로 3개 유전의 원유 100% 도입조항은 '비상시' 개념 자체가 모호해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5일 조석 지식경제부 제2차관은 기자브리핑에서 "석유 매장량 1000억배럴을 보유한 세계 6위 산유국인 UAE는 고품질 원유와 안정적인 투자 여건으로 '유전개발의 프리미어 리그'로 불리는 곳으로 탐사리스크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최소 60억달러 이익

 이날 계약으로 한국은 지난 1970년대 일본을 끝으로 40여년 만에 UAE유전개발 시장에 진출한 다섯번째 국가가 됐다. UAE는 미국, 프랑스, 영국, 일본만이 진출해 진입장벽이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UAE산 원유가 고급 경질류로 여타 중동산 원유보다 배럴당 3~4달러가량 높게 거래되고 광구내 추가 유전발견 가능성이 높아 자연스레 외국의 광구 개발 참여를 허용하지 않았다.

 조 차관은 "당초 우리 측이 지분 100%를 가지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했으나 현지 지질구조 파악 및 현지 규제 등을 고려할 때 UAE가 지분 60%를 가지고 우리 측이 40%와 광구운영권을 가지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 최종 계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 대상인 3개 광구(육상 광구 2개·해상 광구 1개)는 아부다비 전체 면적의 10분의 1에 달할 정도로 광활하다. 광구엔 각 1개씩 탐사 마무리 단계의 유전을 보유하고 있다. 이 3개 유전의 총 개발비용은 50억달러. 이 중 우리 측 부담은 20억달러다.

 한국컨소시엄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석유공사는 2010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8개월간의 기술평가 결과를 기반으로 3개 유전의 발견원시부존량이 총 5억7000만배럴인 것으로 추산했다. 석유 유전의 경우 지층의 구조와 생산기술을 고려할 때 발견된 양의 약 30~40%만 뽑아낼 수 있어 실제 가채량은 1억7100만배럴에서 2억3000만배럴 수준일 것으로 파악된다. 가채 매장량을 최소 수준인 1억7100만배럴로 산정했을 경우 단순 셈법으로 유가를 배럴당 100달러로 잡고, 총 60억달러의 유전개발 비용을 제하더라도 약 150억달러(우리측 60억달러)라는 이익이 산출된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UAE의 배럴당 원유개발 비용은 여타 지역보다 저렴한 약 1~2달러로 현재 배럴당 100달러 이상의 유가 수준을 고려할 때 경제성이 높다"고 말했다.



 ■자주개발률 15%대 진입

 정부는 이번 계약으로 석유·가스 자주개발률을 13.7%(2011년 기준)에서 1.3%포인트 끌어올린 15%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임기내 자주개발률 20%를 목표치로 제시한 이명박 대통령으로선 5%포인트만 남겨둔 상황이다. 우리 측 지분 물량(일일 1만7000배럴 추산)은 그간 해외에서 확보한 원유 생산 물량만 놓고 볼 때 영국 다나(일일 4만8000만 배럴), 캐나다 하베스트(일일 3만8000배럴)에 이은 역대 세번째 규모다.


 한편 비상시 3개 생산유전 원유 100%를 한국으로 도입하겠다는 조항은 계약상 '비상시'에 대한 개념정의가 없어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조 차관은 "100% 완벽하게 준다고 답하기 어려우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국제석유비축 기준에 준해 UAE와 추가적으로 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UAE 3개 광구와 별도로 지난해 UAE 측과 체결한 석유가스분야 개발협력 양해각서(MOU)에 따라 10억배럴 이상 대형유전에 대한 참여 협상도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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