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퍼펙트 스톰’ 상륙 임박

      2012.03.12 13:54   수정 : 2012.03.12 13:54기사원문

미국 증시가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에 직면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퍼펙트 스톰은 엄청난 위력의 폭풍을 뜻하는 말로 일각에선 지금이 주식 투자하기에 가장 위험한 시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증시는 지난 주말 강세장 진입 3주년을 맞았다. 미 증시 대표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 2009년 3월 9일 12년래 최저치인 676.53으로 바닥을 친 뒤 꾸준히 상승했다. 미 경제 회복세와 기업실적 개선 등이 호재가 됐다.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에는 3년 전에 비해 두 배나 높은 1370.87을 기록했다.

하지만 투자자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주가 수준이 여전히 낮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꺼릴 만한 위험이 시장에 도사리고 있다는 말이다.

미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12일자에 따르면 S&P500지수는 지난 1일 1374.09로 지난 52주 동안 최고치(1378.04)에 근접했지만 주가 수준을 반영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은 14.1배 수준이다. 이는 지수가 52주 동안 최고치를 기록했을 때의 PER로는 지난 1989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비즈니스위크는 투자자들이 뮤추얼펀드에서 자금을 회수하면서 거래량도 대폭 줄었다고 지적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경우 지난 3일까지 50일간 하루 평균 거래량이 7억6840만주로 지난 1999년 이후 가장 적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미국과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워낙 컸던 데다 미국 경제와 기업실적 등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대표적인 증시 약세론자인 허스만 인베스트 트러스트의 존 허스만 사장과 유나이티드 ICAP의 월터 짐머만 수석 기술 분석가는 미 증시가 곧 '퍼펙트 스톰'에 맞먹는 약세장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투자주간지 배런스 10일자에 따르면 허스만은 최근 미 증시에서 지난 1973~1974년, 1987년, 2000~2002년, 2007~2009년 같은 급격한 조정이 반복될 조짐이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미 증시가 약세장에 접어들 때면 S&P500지수가 52주 이동평균선보다 8%, 4년 저점보다 50% 이상 높았고, 로버트 실러 미 예일대 교수의 PER가 18배를 웃돌았다는 데 주목했다. 또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6개월 전보다 높았으며 시장조사업체 인베스터인텔리전스의 강세 전망은 47%를 웃돌고, 약세 전망은 25%를 밑돌았다는 것이다. 허스만은 최근 미 증시에서 이들 다섯 가지 특징이 모두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짐머만은 미 증시의 퍼펙트 스톰이 임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 증시를 때려눕힐 요소들이 많다며 이란 사태로 인한 휘발유값 급등, 유럽의 침체 가능성 등을 꼽았다. 휘발유값 급등은 미국인들의 소비력을 반토막 낼 수 있으며, 미 수출품의 22%를 사들이고 있는 유럽의 침체는 미 경제에도 타격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런스 역시 향후 몇 주나 몇 개월 사이 미 증시에 급격한 조정이 닥칠 수 있다는 신호들이 잇따르고 있다며, 지난 6일 현재 S&P500지수가 지난해 10월 저점보다 24%가량 오른 만큼 지금이 적절한 매도 타이밍이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raskol@fnnews.com 김신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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